[닭발골 칼럼] ‘거리두기’의 시대

  엄마, 쟤...우리 반인 것 같은데, 맞는지 잘 모르겠어...   한 아이가 마주 오는 다른 아이를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을 키우는 학부모가 한탄을 섞어 전한 이야기이자,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우리는 어느새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의 삶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아가다보니 존재와 대면 자체가 타인에게 부담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코로나 사태도 따지고 보면 많은 부분 인류문명의 무지와 오만, 환경파괴에서 비롯되었기에 인류가 반성과 함께 해법에 지혜를 모아야지, 결국 이 또한 언젠가는 지나가고 말겠지 라며 일종의 책임과 희망을 갖고 있지만 ‘거리두기’의 시대에 잃어버린 소소한 삶이 안타깝기는 어쩔 수 없다.   https://flic.kr/p/2kjg2g9   아침 문밖을 나서며 하루를 시작할 때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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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옥 칼럼] 무연(無緣)의 도시 서울, 600분의 무연고사망자분들을 배웅하며

비대면의 시대, 서울은 무연의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올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서울시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진행하는 나눔과나눔이 600명의 장례를 진행했다. 지난해 429명의 장례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무섭다. 또한, 작년 전국 무연고사망자가 약 2500명이었으니 거의 4분의 1이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로 이미 채워진 셈이다. 무연고사망자 장례가 일상화되었다. 2020년 거의 매일 두 분을 배웅해야 했고 오전과 오후 각각 두 분씩 네 분을 배웅해야 하는 날도 잦아지고 있다. 장례가 없는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무연고 공영장례는 쉴 틈 없이 진행되고 있다. 2018년 서울시 공영장례가 시작된 이후 2020년은 새로운 기록 경신의 한가 되었다.   유난히 길었던 80일간의 나날들 2020년 1월 31일부터 4월 19일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80일 동안 장례가 있었다. 80일 동안 총 161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했다. 그 어느 해보다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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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옥 칼럼] 사람은 없고, 숫자만 있는 이런 기사 이제는 그만 좀 보고 싶다

지난 10월 초,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2019년 무연고사망자 숫자가 발표되었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다음과 같이 숫자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전국 17개 시도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1,820명이던 무연고 사망자가 2019년 2536명으로 39.3%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무연고사망자 3년새 39.3% '껑충'…시신인수 포기도 2.5배로 증가 뉴스1 2020.10.2.보도)   또는 국민의 힘 이종성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독거노인 통계 그리고 65세 이상의 노인 무연고사망자 숫자를 발표하자 역시 언론사들은 아래와 유사한 기사를 보도했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의 고독사 중 약 43%가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6년 735명(40.4%), 2017년 835명(41.6%), 2018년 1067명(43.6%), 2019년 1145명(45.1%), 2020년 6월 기준 388명(42%)이었다.(고독사 3년 간 40% 급증…65세 이상이 43%. 중앙일보 2020.10.1. 보도 ) 사람은 없고, 숫자만 있다. 무연고사망자 2,53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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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옥 칼럼]혈연의 종언(終焉), 관계의 탄생, 세 번째 이야기- 한계와 과제

2020년 보건복지부 지침에 ‘가족 대신 장례’가 마련되면서 혈연과 제도를 넘어 동행의 관계로 가는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2020년 9월에만 서울시 공영장례에서 두 분의 장례주관자와 함께 장례를 진행했고, 10월 구청을 통해 두 분의 연고자 지정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10월 초, 연고자가 아닌 동성애 커플의 파트너가 장례를 할 수 있다고 상담한 내용을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페이스북만 2만 5천 명이 넘는 사람에게 ‘도달’되는 등 그 첫걸음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가족 대신 장례’는 단지 첫걸음일 뿐이다. 아직도 현실적 한계와 넘어야 할 과제가 곳곳에 있다.   [사진설명: 나눔과나눔 페이스북 게시물] 아직도 여전한 혈연 중심의 법과 제도 얼마 전 한 공증인 사무실에 방문했다. 기존에 장례를 약속했던 어르신들과 유언장을 새롭게 작성하는 공증 상담을 위해서였다. 가족 대신 장례를 신청할 때 ‘지속적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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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day] 11월 2일 위령의 날을 맞아 무연고 사망자분들을 기억해주세요.

https://flic.kr/p/2k1CW6P   11월 2일은 카톨릭에서 정한 '위령의 날'이며 죽은 가족과 친구를 기억하는 '망자의 날'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영화 '코코'를 통해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 '위령의 날'을 맞아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구, 그리고 무연고 사망자분들을 함께 기억해주세요. #2540-341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후원(3,000원)과 동시에 무연고사망자분들에게 하고픈 말씀을 전하실 수 있습니다. 문자 후원을 통해 보내주신 메시지들은 공영장례 빈소에 모아질 예정입니다. 무연고사망자 분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문자로 함께 해주세요. ※문자후원시 꼭! #을 붙여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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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칼럼] 좋은 죽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자존감

잘 죽는 방법을 연구하는 터라 평소 기회가 닿는대로 죽음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습니다. 죽음에 관한 역사나 철학, 의학, 에세이, 동화, 만화, 개론서들을 읽다보면 서로 다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지점에서 서로가 주장하는 내용이 일치함을 발견합니다. 죽음을 살펴보는 방법과 위치는 각자 서로 다르지만, 어느 길로 올라가든 산의 꼭대기는 하나인 것처럼, 결국 죽음의 끝은 곧 삶의 모습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말하지만 삶의 모습이 담겨있고, 삶을 이야기 하지만 죽음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올해 읽은 책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책은 죽음을 다룬 심리학 책이었습니다.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죽음의 모습을 담은 책입니다. 주된 내용은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죽음을 맞이할 때 인간의 심리는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담고 있습니다. 또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무의식적 원동력은 죽음의 부정, 불멸의 추구에서부터 시작되며 이를 바탕으로 이론으로 발전시킨 공포관리이론이 현대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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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day]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참사를 기억해주세요

https://flic.kr/p/2jXeBVS 늘 웃는 얼굴로 제자들을 대했던 스승, 유난히도 강아지 인형을 좋아했던 딸, 그리고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가족들에게는 내색조차 안 했던 남편. 모두가 지금 곁에 있어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슬픔보다는 분노가 더 컸지만 누구를 향해 터뜨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졌습니다. 학생 9명을 포함해 32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다쳤습니다. 원인은 부실시공과 관리의 부재였습니다. 참사 전, 성수대교에서 부식과 균열 등의 결함을 발견했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바로 전날에도 균열로 인한 보수공사를 진행했지만 어떠한 교량통제도 없었습니다. 바로 내일인 10월 21일은 성수대교 붕괴참사의 26주기입니다. 희생된 분들을 위해 함께 애도하고 기억해주세요.   성수대교 붕괴참사의 희생자   강용남 (52·은평구 갈현동) 김광수 (29·양천구 신정동) 김동익 (45·강남구 역삼동) 김원석 (40·성동구 성수1가) 김정진 (66·성동구 광장동) 김중식 (30·동작구 사당동) 류진휘 (42·강남구 역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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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옥 칼럼] 혈연의 종언(終焉), 관계의 탄생, 두 번째 이야기 -장례신청자의 두 가지 선택: 연고자 또는 장례주관자

2020년 보건복지부의 장사 업무안내 지침이 혈연과 제도를 넘어 동행의 관계로 가는 길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번 ‘혈연의 종언(終焉), 관계의 탄생,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①사실혼 관계, ②실제 친생자 관계 등의 사실상 가족관계, ③조카 또는 며느리 등의 친족 관계, ④공증문서나 유언장 등의 법률관계, ⑤사실상 동거 또는 지속적 돌봄 등의 관계, 그리고 ⑥친구·이웃 등 종교 및 사회적 연대활동 관계의 사람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두 번째로 ‘가족 대신 장례’를 위한 장례신청자의 두 가지 선택권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과연 누가, 언제 신청을 하고,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장례를 하고자 할 때 어떠한 선택권이 주어지며 이에 따른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자.   누가 연고자(장례주관자) 지정을 신청할 수 있을까? 가족 대신 장례를 하기 위해서는 구청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과연 누가 이러한 신청서를 제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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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day] 8월 14일 오늘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합니다 https://flic.kr/p/2jwbiJf   [Re'member day] 8월 14일 오늘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입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께서 일본군'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습니다. 할머니의 증언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에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인권문제로서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2017년에 공식적, 법적인 국가기념일이 되었습니다. 나눔과나눔은 어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일본군'위안부'에 관한 생생한 증언과 당시의 기록들을 마주하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아픔을 느끼고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합니다",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요" 라고 적힌 할머니들의 바람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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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day] 삼풍백화점 참사 25주기를 애도하는 추모의 글을 보내주세요

https://flic.kr/p/2jfocG8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소장 사진            ​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붕괴했습니다. 사망자는 502명에 달했고 실종자는 6명, 부상자는 937명인 거대한 참사였습니다. 이런 커다란 규모의 재난에 대해 매뉴얼이 갖춰져 있지 않았던 정부의 대처는 너무도 미흡했습니다. 신원파악이 되지 않은 시신들을 난지도에 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고 결국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난지도를 손으로 헤집어 유골을 수습해야 했습니다. ​ 참사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졌지만 애도를 터부시하는 사회의 분위기 탓에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위령탑이 삼풍백화점이 있었던 곳에서 약 6키로 정도 떨어진 양재 시민의 숲에 있기 때문에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나눔과나눔은 삼풍백화점 참사 25주기를 맞아 6월 29일 오후에 직접 위령탑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삼풍백화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글을 적어주세요. 보내주신 글들을 모아 국화꽃을 올려놓으며 애도하고 오겠습니다.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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