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고 이종호님 고이 잠드소서

가족이란…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가족의 정의 중 하나입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가족은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그 의미도 달라졌습니다.
따뜻함을 간직했던 ‘가족’이란 단어는 때론 ‘그늘’이 드리워져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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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었다…

2016년 1월 23일 동작경희병원장례식장에서 고 이종호님의 무연고장례가 있었습니다. 고인은 1937년생(80세)으로 지난 2015년 12월 28일 16시경 같은 병원에서 사망하셨고, 원인은 심장마비 그리고 생전에 만성신부전과 뇌경막하혈종을 앓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습니다. 주소지는 영등포구 양평동으로 쪽방이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돌아가신 후 가족을 찾다가 이혼한 전 부인에게 아들이 한 분 계셨는데, 무연고장례식에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유가족이 없거나 유가족이 있더라도 사정이 있어 장례를 치르지 못할 경우 시신포기절차 후 무연고사망자로 처리되는데, 아들 분은 나눔과나눔에서 장례식을 치른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자신 외에는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해제와 결합, 그리고 또 해체.

시신포기 후 유가족이 장례식에 참여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긴 했지만 직계자손이 참여하기는 흔치 않은 경우라 고인의 사연에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아들 분은 자신이 사생아(혼인 외 출생아)라고 밝히며, 친부의 존재는 전혀 모르고 살다가 어렸을 때 모친께서 자신의 입적(출생신고)을 위해 고인과 결혼해 가족으로 잠깐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시 헤어지게 되었고, 아들 분과 모친은 고인의 존재를 지우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살아왔는데, 고인과 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기억은 거의 30~40년 전이고, 약 20여 년 전에 딱 한 번 뵈었던 게 마지막이었다고 합니다.
고인에게는 이미 또 다른 가족이 있었는데 아마 자기와 모친 때문에 그 가족이 해체된 것 같다고 합니다. 고인의 이전 가족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아마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고인께서 이후 어떻게 사셨는지 더 알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아들 분은 한때 아버지로 알고 살았던 고인의 마지막을 같이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때 가족으로 살았던 마지막 정을 표현하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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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동행

아들 분이 유품을 정리하다 찾은 고인의 사진이 있다고 하여 영정으로 걸었습니다. 장례는 기독교장으로 서울교회 배안용 목사님께서 참석하셔서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고인의 마지막을 한때였지만 가족이었던 인연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례가 끝나고 후일담을 들었습니다. 벽제 시립승화원 장지에 지인 분들이 동행하여 오열을 하며 고인을 보내드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고인 생애 마지막을 함께 하셨던 분들이셨는데, 장례 전에 그분들과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이 못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고인 생전의 마지막 가족들이 함께 고인을 보내주셨다니 참 감사했습니다.

고 이종호님 영면하십시오.

나눔과나눔이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