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고 김학철님, 고 우 성님, 고 황진표님 고이 잠드소서

망자가 남긴 휴대전화에 쌓이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광고문자들
2016-03-26 14.32.40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세상. 한 평생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았든 갈 때는 다 놓고 갈 수밖에 없는 인생입니다. 비단 재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힌 인연의 끈을 정리한다는 건 시한부로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힘들 것입니다. 게다가 아무도 모르는 죽음이라면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시신 포기로 무연고 사망자가 된 분들

2016년 3월 26일 벽제 시립승화원은 유난히 많은 장례인파로 북적였습니다. 사연도 많고 슬픔도 깊은 날 마음 아픈 이별이 있었습니다.
김학철님(1948년생)은 2016년 3월 16일 08시 47분 서울시 강서구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셨습니다. 숨이 가쁘다며 스스로 119에 신고했지만 안타깝게도 몇 분을 더 견디지 못하셨습니다. 고인은 가족이 없이 홀로 사시며 본인이 사망하면 무연고로 처리해달라는 이야기를 남기셨다고 합니다. 유품으로 남겨진 휴대전화엔 출처를 알 수 없는 광고문자만이 쌓여 있었습니다.
황진표님(1957년생)은 이혼 후 인천시에서 혼자 거주하다 최근 위장수술 후 회복되지 못하고 2016년 2월 25일 16시 05분 서울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 뇌경색으로 사망하셨습니다. 이혼 후 헤어져 살던 가족들이 편지로 시신포기 의사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우성님(1960년생)은 2016년 3월 17일 04시경 사망하셨습니다. 가족이 시신을 포기하여 무연고자가 되어 서울시 은평구 서북병원장례식장에 안치되어 있었고 오늘 영결식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20160326_143133
가족 해체, 1인 가구 마지막은 누구와 함께?

1980년 4.8%(서울 기준)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은 2014년 12월 36.38%(전국은 34.01%)로 34년 만에 무려 7배 이상 늘어나 이제는 2인 이상의 가구(2인 19.59%, 3인 18.68%, 4인 19.24%)에 비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가족 해체 또한 이러한 현상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혼자 살다가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늘어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을 넘어 지역과 사회,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만 인간으로서 존엄한 생의 마지막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이 없어서 혹은 가족이 시신을 포기해서 무연고 사망자가 된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함께 산 가족이 없고 생의 마지막 순간 옆을 지켜주는 지인 하나 없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나눔과나눔이 대리상주로 고인들의 마지막을 함께 했습니다. 부디 고이 잠드소서.
20160326_125513
고 우성님의 염을 도와주신 은평장례지원단, 기도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신 배안용 목사님,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