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고 임성희님 고이 잠드소서

사진 하나
2016-03-29 13.15.49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인지할 때 가장 먼저 사용하는 기관은 눈입니다. 사람의 이미지가 눈을 통해 들어오면 그 사람에 대한 성격이나 특성 그리고 살아왔던 삶에 대한 짐작들이 머릿속에서 정신없이 만들어집니다.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한다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한 번 본 것만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생각하고 기억하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엔 영정사진이 없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이분들을 추억하는 데에 자료가 되는 것은 구청이나 의료기관에서 날아온 차가운 종이 몇 장이 전부입니다. 획일화 된 양식지 안에 고인이 언제 어디서 태어나고 어떻게 죽었는지 몇 개의 숫자와 글자가 씌어 있을 뿐입니다.

3월 29일에 있었던 고 임성희님의 장례식에선 다행히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리깡으로 박박 밀어버렸을 머리, 하얀 피부, 굵직굵직한 얼굴선과 큼지막해 보이는 얼굴의 크기. 왠지 모르게 완고하셨을 것 같고,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강경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많이 티격태격하진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장례식에서 고인의 사진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동자동 사랑방의 어르신들이 손수 고인의 사진을 준비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고인에게서 직접 사진을 찾을 수 없어서 동사무소에까지 찾아가는 노력을 해가면서 영정사진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덕분에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식장에 모인 모두가 고인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마지막을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떨리는 두 손으로 잡은 술잔, 그리고 백발노인의 붉어진 눈동자
2016-03-29 13.10.24
함께 지내던 지인의 장례에 참여한 백발노인, 술 한 잔 올리는 두 손은 나이 때문인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혹, 함께 기울이던 술잔이 생각나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기 때문일까요? 두 번의 절, 그리고 마지막 인사. 백발노인의 눈동자는 이내 붉어져 있었습니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돌아가신 분을 향한 그 어떤 수많은 언어들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고인의 마지막 생애는 질병으로 고생한 흔적만이 남아있었습니다. 폐부전, 다발성 장기부전, 대퇴골 골절, 게다가 치매까지. 가족과 떨어져 홀로 병원에서 아픔을 견디시다가 결국 세상과 이별하셨습니다.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신 쪽방촌 지인분들, 원성스님 감사합니다.
2016-03-29 12.53.59
임성희님 고이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