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고 문경호님, 고 박성덕님, 고 박숙희님 고이 잠드소서

슬프도록 아름다운 계절

안타까운 청춘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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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곧 다가오나 봅니다. 한동안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벚꽃은 지고, 향긋한 라일락의 향기에 코끝이 저절로 반응하는 바야흐로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4월 28일 시립승화원엔 유난히도 많은 분들의 오열이 들려왔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사람들에게 봄이란 그저 너무 슬픈 계절일 수밖에 없겠죠. 슬프도록 아름다운 계절, 이 봄에 나눔과나눔은 또 세 분의 안타까운 생명과 이별했습니다.

 

고 박숙희님은 1967년생으로 자세한 출생월일은 알 수 없었습니다. 사망원인도 미상으로 2월 26일 새벽 4시 6분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사망하셨습니다. 직업도 없고 사망원인도 미상인 분의 장례의뢰공문을 받을 때마다 참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사셨는지, 어떤 분이셨을까요?

 

고 문경호님은 1947년생으로 충남 태안에서 태어나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에 거주하시다 2016년 3월 30일 17시 15분에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사망원인은 불상이지만 부검결과 특이사항으로 목매인 흔적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생의 마지막을 홀로 외롭게 견디다 삶을 포기하려던 건 아니었을지……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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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성덕님은 1984년생으로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거주하다 2016년 4월 18일 16시 50분 자택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배달일을 하며 힘들게 사시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영결식엔 스무 살 때부터 만났다는 친구분들이 고인의 영정사진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생전에 좋아하셨는지 딸기도 준비해서 제물상에 함께 올렸습니다. 영결식이 시작되고 스님의 염불이 이어지는 내내 친구분들은 오열하셨습니다. 고인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부모님은 안 계셨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꽃 같은 청춘을 열심히 사셨을 고인이 어렴풋하게 상상이 됩니다. 사진 속 불안한 눈빛을 보니,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안타까운 선택을 하실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마음이 느껴져 슬픔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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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을 보내는 자리. 혼자서 마지막을 스스로 마감하려던 고인들을 말리는 누군가가 계셨더라면…. 친구들에게 손잡아 달라고 한 번이라도 이야기했으면……

그럴 수만 있었다면 이런 아픈 이별이 없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들만 미련처럼 영결식장을 채웁니다.

 

고 박숙희님, 고 문경호님, 고 박성덕님 고이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