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고 최영근 님 고이 잠드소서

요양병원에서의 쓸쓸한 마지막
고인과 이별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에 슬픔이란 무게가 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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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일요일. 운구를 담당하시는 기사님은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차를 이끌고 나섰습니다. 충북 진천에 계신 무연고사망자의 운구를 하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멀리 진천에까지 가셔서 운구를 하셔야 했던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고 최영근 님은 1926년생으로 91세를 일기로 사망하셨습니다. 마포구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사시다가 마지막은 진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보내셨습니다.

입원확인서에 따르면 고인은 작년 11월 24일 요양병원으로 입원하셨다가 지난 2016년 5월 29일 사망하셨습니다. 아흔의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아마도 다른 분의 도움이 있었을 텐데, 가족들이 모셨을지 누가 모셨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돌아가신 분의 장례를 치를 가족들은 없었기에 무연고사망자가 되셨을 겁니다. 고인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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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천에 위치한 요양병원에 전화를 해보니 서울의 적십자 병원에서 고인을 모셔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적십자 병원에서는 환자 개인의 정보이기 때문에 자료 열람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고인과 관련된 서류들에는 행정상에 위치한 고인의 정보들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고인이 어떻게 사셨는지를 알 수 있는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벽제 시립승화원에서 있었던 장례식에는 경희대 신입생들이 함께 했습니다. 생의 마지막을 홀로 쓸쓸히 지내다 무연고사망자가 되어, 가족은 물론 지인들도 찾지 않는 장례를 치르게 된 고인을 보며 스무 살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장례가 끝나고 들은 소감은 ‘슬프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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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죽음 앞에 제일 먼저 드는 감정은 슬픔일 텐데, 이날 그 친구들의 ‘슬프다’는 말을 듣고 왠지 죽음 자체가 아닌 고인이 살았던 삶이 그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날 땐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였을 텐데, 세상과 이별할 때는 슬픈 존재가 되었습니다.

고인과 이별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에 슬픔이란 무게가 더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