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고 노다지 님, 고 이진갑 님, 고 무명 김광수 님 고이 잠드소서

3*3300-114***1
행려환자번호를 아십니까?

행려번호

무연고사망자 공문에는 고인의 주민등록번호, 본적, 주소, 사망일시, 사망원인, 사망장소, 시신안치장소 등 지자체에서 무연고사망자에 관한 최소한의 정보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익숙지 않는 숫자가 기록되어 있을 경우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603300-1070067이라는 번호가 적힌 공문을 읽게 된다면, 일반적인 상식으로 1960년 33월 00일에 태어난 사람인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무연고사망자들 중엔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지 않아 ‘미상’으로 기록된 경우도 있고, 혹은 위의 경우처럼 33월 00일에 태어난(?) 고인과 만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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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장례를 치른 고 무명 김광수 님은 이름을 읽는 순간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공문을 보내주신 종로구청에 문의를 해보니 태어나 이름이 없이 ‘무명’으로 불리었다가 어느 복지기관에 계신 분이 새로 이름을 만들어 불러주신 이름이 ‘김광수’였다고 합니다. 고인을 살아생전에 뵌 적이 없기에 왜 ‘무명 김광수’라는 이름이 되었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지만 공문에 적힌 이름이 그러하니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민등록번호란에 적힌 번호 3*3300-114***1는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33월에 00일에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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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았더니 고인이 행려환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노상에서 행려자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해당 지자체에서 행려환자번호를 부여하는데,
예를 들어
6 0 3 3 0 0 – 1 0 7 0 0 6 7은
1960년에 태어났고(60),
주민번호가 확인된 경우이고(3),
종로구(3000000)에서
2007년도에(07)
예순일곱 번째로 발생한(0067)
남자(1) 행려환자의 번호입니다.

일종의 관리번호인 셈입니다. 보장시설입소자일 경우나 주민번호가 불명인 경우엔 또 다른 번호체계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3*3300-114***1
이 번호를 해독하면 고 무명 김광수님은 193*년에 태어나셨고, 복지시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름이 없었고, 2014년 종로구에서 행려환자로 관리번호를 부여받은 남자분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아로 자라면서 참 힘들게 사셨을 텐데, 마지막엔 치매에 뇌출혈까지 힘들게 사시다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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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에 같이 장례를 치른 두 분이 더 계십니다.
고 이진갑 님은 1967년생으로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마지막은 서울 종로구에서 사시다 2016년 5월 6일 간경화로 돌아가셨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견된 외로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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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다지 님은 1960년생으로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고시원에서 사시다 2016년 4월 5일 17시 56분경 고시원 방안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당뇨약이 발견되었고, 고혈압에 급성뇌출혈이 사망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사망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나 발견되었다고 하니 돌아가신 순간에도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참 마음이 아픕니다.

태어날 때는 누군가의 기쁨이었을 텐데, 마지막엔 어떤 이유로 이렇게 무연고사망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살아서도 죽어서도 참 외로우셨을 고인들을 생각하니 유난히 마음이 더 아픕니다.

장례식에 도움주신 원성스님, 자원봉사자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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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다지 님, 고 이진갑 님, 고 무명 김광수 님 고이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