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장례문화

프랑스의 장례식은 고인의 지인들에게 고인의 가족이 검은 테를 두른 부고장을 보내면서 시작됩니다. 고인이 자신의 장례에 대하여 특별히 남긴 유서가 없다면 가족들이 장례절차를 짜야 하고, 만약 고인에게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단호하게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면, 친구들이 장례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장례를 치러줄 친구들 또한 없다면, 고인이 사망한 지역의 담당 지자체장이 장례에 관하여 결정합니다. 이 경우의 장례비는 지자체가 부담합니다.

카톨릭 성당에서 진행되는 장례식
프랑스인 대부분이 카톨릭이기 때문에 장례식은 카톨릭 성당 안에서 진행됩니다. 장례식을 위한 특별한 예복은 없고, 장례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검은색이나, 어두운색 계열의 의복을 입어야만 합니다. 카톨릭식의 장례가 아닌 경우에는 묘지에서 직접 장례식이 거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교도들은 입관할 때 특별한 예배와 기도를 하는데 관이 내려지면 참석자들은 꽃 한 송이나 흙 한줌을 던져 주면서 작별을 고합니다. 화장인 경우에는 고인의 유골을 담은 항아리가 보관될 납골당에서 장례식을 진행합니다. 프랑스 장례풍습에서 독특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른바 시한부묘지제도라는 것입니다.

박물관 대접받는 공동묘지
프랑스에는 자치구마다 하나씩의 공공묘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묘지에 묻힙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공동묘지라는 이름이 을씨년스럽게 들리겠지만, 프랑스에선 공동묘지가 박물관이나 공원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곳은 파리 제20지구 초입에 있는 ‘레르라세즈’ 묘지로 1800년도부터 파리시민의 유택지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묘지를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그들이 놓고 간 꽃송이가 즐비한 것이 “보통시민”의 유택과 다를 뿐입니다. 프랑스의 공동묘지는 지자체의 소관 아래에 있기 때문에 망자나 유족들이 돈이 많다고 해서 넓은 묘역을 차지할 수도 혹은 호화롭게 장식을 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묘지면적은 전국토의 0.1%도 되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묘지공간을 최소화한 결과입니다. 대신 죽은 사람을 위해 묘지를 정성들여 가꾸고 자주 성묘를 갑니다. 프랑스에서의 묘지는 죽은 자와 산자 모두를 위한 휴식공간이면서, 생자와 사자의 연대가 함께하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