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와소통] “우리가 마주한 외로움-다섯 가지 이야기” 사람책

우리가 마주한 외로움-다섯 가지 이야기” 사람책

6월 ‘골목에서 사람을 만나다’ 는 우리동네나무그늘 협동조합 하품(박은주)의 사회로 다섯 명의 사람책을 펼치며 우리가 마주한 외로움 다섯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진 : 진행을 맡은 하품)

첫 번째 사람책은 성산2동 주민센터 정소라 주무관이었습니다. 책 제목은 “마음아, 열려아 참깨!” 어쩌며 책 제목처럼 외로움이라는 마법에 걸린 사람들에게 이런 주문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정소라 주무관이 만난 외로움은 사업실패와 당뇨 등 지병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홀몸어르신의 사연이었습니다. 일을 못하면서 밥과 김치로만 연명을 하고 계셨고, 관리비도 연체된 상황인데다가 주위에 의지할 관계도 없어진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긴급지원으로 관리비 연체부터 해결하고 안부확인 전화, 반찬서비스 그리고 ‘더 이음프로젝트’를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의 자조모임에 참여하도록 해드렸더니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반찬서비스 받으실 때 처음에는 문을 조금만 열었는데 점차 안부도 묻게 되었고, 요즘은 먼저 전화를 할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주문을 외우니 ‘외로움’의 마법일 풀리네요.


(사진 : 성산2동 주민센터 정소라 주무관)

두 번째 사람책은 마포희망나눔 신비(김은주) 활동가였습니다. ‘늙고, 아프고, 혼자 산다는 것… 모두의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 중 98세에 혼자 사는 어르신의 이야기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화장실, 욕실도 없는 전세 200만 원의 집에 혼자 사시는 여성 어르신은 걸음이 힘드셔서 보행기(유모차)에 의존하고 계신데, 외출하실 때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셔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십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오실 때 어르신의 표정엔 정말 환한 미소가 있었습니다. 비록 혼자 어렵게 살고 계시지만 어르신은 홀로 계시지 않고 계속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만나고 계셨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늙고, 아프고, 혼자 산다는 것’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모두의 어려움이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으로 스스로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고, 비로소 환한 미소를 찾을 수 있다는 위로가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진 : 마포희망나눔 신비)

세 번째 사람책은 주민모임 기쁨팀 박미자 님, 행복팀의 박미나 님으로 ‘너, 나, 우리, 이웃을 마주보다’라는 강연이었습니다. 두 분은 주민들이 매월 모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고립되어 있는 분들을 찾아가 말벗이 되어 드리는 등 활동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박미자 님은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로 ‘위로, 웃음’을 들었고,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소감을 밝히셨습니다. 박미나 님은 삶의 어느 단계에서 방안에 불을 끄고 휴대폰만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부터 다른 삶을 생각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하다 보니 행복팀의 일원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사진 : 주민모임 기쁨팀의 박미자 님, 행복팀의 박미나 님)

네 번째 사람책은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의 소피아(최경화)의 이야기였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발달장애인 친구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 이야기는 발달장애청년과 함께 살고 있는 개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마을에서 발달장애청년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활동하다 만난 ‘길동무(조력자)’들과 함께 사부작을 만들게 된 이야기, 그리고 ‘옹호가게(발달장애청년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점점 달라지게된 가게’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발달장애청년들을 만나고 익숙해져야 비로소 관계가 시작되고, 그것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깊이 생각할 부분이었습니다. 점점 더 길동무와 옹호가게들이 늘어나서 공동체 안에서 발달장애청년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보편화되는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사진 :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의 소피아)

마지막 다섯 번째 사람책은 나눔과나눔 박진옥(모퉁이) 상임이사였습니다. 그동안 박 상임이사는 나눔과나눔에서 무연고 사망자, 기초생활수급자 장례를 치르면서 알게 된 ‘죽음마저도 외롭고 쓸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가족이 장례를 치르기 힘든 현실, 죽음 앞에서 만난 쪽방촌분들의 이야기, 예비 무연고자인 혼자 사는 어르신이 찾아와 자신의 장례를 부탁한 이야기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분들에게 죽음이 얼마나 걱정거리인지, 그리고 ‘장례’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나눔과나눔의 활동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분들에게 내미는 ‘인기척’이고,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장례’는 ‘사회적 애도’라는 측면에서 남아있는 사람들이 먼저 간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 행위를 통해 인권을 지켜나가는 활동임을 ‘미투’와 ‘위드유’의 예를 통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사회적 고립 예방과 일상적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 행사로 다양한 단체들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