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와소통]결연 장례 어르신들께 여름 나기 선물을 드렸습니다.

8월은 폭염, 열대야 등으로 몸과 마음이 약해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여름 인사말을 보내 안부를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8월 8일에는 종로구에 거주하시는 장례를 약속드린 결연 장례 어르신을 찾아뵈었습니다. 흥이 많으신 어르신께서 노래 대회에 나가셔서 옥수수 한 박스를  상금으로 타셨고 옥수수는 동네 어르신들과 같이 나눠 드셨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반찬 서비스에 김치가 빠져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예전에는 김치를 직접 담가서도 드셨는데 이제는 귀찮아지셔서 식사하실 때 김치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애써 밝은 모습만 보여주시려는 어르신의 깊으신 마음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후원자분들께서 모아주신 후원금으로 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라고 용돈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이렇게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하시면서 잘 쓰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셨습니다. 무더운 폭염을 어떻게 견디고 계시는지 걱정을 잔뜩 하고 찾아뵈었는데 다행히도 어르신 방에 에어컨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걱정을 한시름 놓았습니다.

삼청동에 사시는 어르신께서는 더운 날 어떻게 찾아왔냐며 냉동실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꺼내 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더위를 이겨내시니라 더 힘드실 텐데 어르신 댁에 찾아온 우리가 힘들까 봐 삼계탕도 끓여놨으니 먹고 가라고 권하시는 그 마음에 감사함을 전해드립니다. 말씀만으로도 삼계탕 이미 한 그릇 뚝딱 먹은 듯이 기운이 납니다. 어르신께도 후원자분들께서 모아주신 후원금을 여름 나시는데 쓰시라고 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이럴 거면 오지 말라고 애써 사양하셨지만 후원자 분들께서 대신 어르신들께 전달해달라고 하신 용돈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갈수록 더 각박해지는 세상에 나를 찾아와 준 이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돈의동에 사시는 어르신을 찾아뵈니 5월에는 없었던 침대가 생기셨습니다. 바닥에서 주무시면 허리도 편찮으시고 힘드실 텐데 잘되셨다고 말씀을 드리니 침대가 생기고 나서 훨씬 잘 주무시고 계신다고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어르신을 찾아뵈러 오는 이들의 발길도 뜸해져서 섭섭하고 서운하셨는지 아쉬운 마음을 말씀하셔서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도 생겼습니다. 어르신께 혹시 미리 준비해두신 수의가 있으신지 조심스레 여쭤보니 영정사진은 있지만 수의는 없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예부터 수의를 미리 준비를 해두면 건강하시게 오래오래 사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나눔과 나눔으로 기증을 해주신 여성용 수의를 9월 추석 전에 선물해 드리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어르신께도 후원자분들께서 모아주신 후원금을 여름 잘 나시라고 선물로 드렸습니다. 9월에 찾아뵐 때도 지금처럼 건강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종로구 동숭동에 사시는 어르신 댁에 찾아뵙고 손을 맞잡으니 어르신의 손이 물에 젖어 있으셨습니다. 저희가 온다고 과일을 준비해주시니라 분주하셨던 모양입니다. 황도 껍질이 이쁘지 않게 벗겨져서 모양은 별로지만 맛있게 잘 먹으라고 하시면서 달고 맛있는 복숭아와 음료수를 내주시고 이내 부엌으로 가셔서 냉장고 안의 시원한 포도도 한송이 꺼내 오셨습니다. 어르신께 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시는지 여쭤보니 혼자 지내시다 보면 가끔 우울한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그런 생각을 떨쳐 내시려고 바깥으로 외출을 가시고 어르신 댁에 지인들을 초대해서 즐겁게 보내시려고 애쓰신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입에 넣고 물고 있으면 좋은 냄새가 나서 애인이 생기는 캔디라면서 홍삼 캔디도 가져오셔서 하나씩 먹으라고 권해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저희에게 베풀어주시는 정성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르신께서 시간이 나실 때마다 종로구 마을장례 지원단에서 2015년에 제작한 ‘나는 종로에 사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인터뷰 책자를 읽어보신다고 하셨습니다. 2014년에 어르신을 만나서 올해 2019년까지 찾아뵙고 있으니 어르신들과는 5년 차 이어지는 깊고도 진한 인연입니다. 어르신께도 후원자분들께서 모아주신 후원금을 여름 나기 선물로 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서 건강만 하시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텐데 안타깝게도 몸을 다치셔서 편찮으신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지하철 계단에서 넘어지시면서 골반 뼈에 금이 가서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해 계시다가 퇴원하셔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신다는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저희가 뵈었을 때는 지팡이를 집고 어렵게 한 걸음씩 걸으셨는데 편찮으신 탓에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어르신께도 여름 나기 선물을 드리고 돌아서는데 허리에 손을 짚으시고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걸어가시는 뒷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운 여름에 어떻게 몸조리하시고 계실지 걱정입니다. 속히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창신동에 사시는 어르신 댁을 찾아뵈니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나란히 줄지어서 쌓여있는 약봉투였습니다. 어르신 댁에 찾아뵙기 하루 전에 연락을 드렸는데 전화통화가 안돼서 어찌 된 일인지 여쭤보니 휴대폰 사기를 당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위약금도 없고 서류에 사인만 하면 텔레비전도 주고 인터넷도 공짜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르신께 접근한 사기꾼이 노트북 하나를 덜렁 들고 와서 어르신께 사진 속의 스마트폰을 주면서 계약을 강요했다고 하셨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께서 이건 아니다 싶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이미 계약이 완료됐고 해지를 하려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23만 원의 위약금을 내셨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에 스마트폰을 중고로 팔 수 있는지 알아봐 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니 이미 누군가 사용하고 중고로 판 물건으로 보이는 흠집도 나있었습니다. 스마트 기기를 잘 모르시는 어르신들을 등쳐먹고사는 사기꾼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안타까움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어르신께도 여름 나기 선물을 드리니 아끼고 아껴서 잘 쓰시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이화동에 사시는 어르신 댁에 방문을 드리려고 전화를 드리니 병원에 검진이 마침 끝나셔서 부리나케 댁으로 오시는 중이시라고 하셨습니다. 허리가 편찮으신 어르신께서 저희를 주신다고 직접 복숭아 껍질을 정성스레 깎아주셨습니다. 정갈하시고 깔끔하신 어르신의 성정에 맞게 물건도 항상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으셨습니다. 저희가 5월에 어버이날 선물과 함께 드린 나눔과 나눔 글귀도 벽에 달아놓으셨습니다. 하나 가득 담긴 약봉투를 보면서 병원에서 검진받으신 결과가 어땠는지 여쭤보니 주치의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으시기를 권하는데 아직 고민 중이시라고 하셨습니다. 복숭아도 가져오시고 바나나도 꺼내오시고 음료수와 과자도 꺼내 주시면서 더 먹으라고 내주셨습니다. 어르신께도 여름 나기 선물을 드리니 이번 연도 안으로 한번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시면서 맛있는 것을 사주시겠다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꼭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시면서 각서를 쓰라고 하셔서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어르신께서 병원 입원까지 안 하시고 건강해지시기를 기도합니다.

어르신들께서 건강만 해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텐데 5월에 병원으로 찾아뵈었던 암 투병 중이시던 어르신께서 별세하셨습니다. 5월에 찾아뵌 후로 어르신과 전화연락이 한동안 되지 않아 어르신께서 사시는 주소지의 주민센터로 문의를 드렸습니다. 항암치료를 하시면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셨고 감기로 인한 고열로 응급실을 찾으셨는데 안타깝게도 깨어나시지 못하셨다고 전해주셨습니다. 뒤늦게서야 알게 된 어르신의 부고로 나눔과나눔 사무국은 깊은 슬픔으로 가득 찼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나눔과나눔을 지지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후원자분들의 관심과 후원 덕분에 결연 장례 어르신을 꾸준히 찾아뵙고 있습니다. 나눔과나눔에 보내주시는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