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1

무연고사 리포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그 매장되는 산 있잖아요? 거기가 정말 어마어마해요. 산 두 개는 돼.”

음성에 위치한 꽃동네 낙원 묘지는 무덤으로 인해 산이 포화될 정도로 많은 무연고자 분들이 묻혀있습니다. 글귀만 보았을 때 언뜻 무섭기도 하고 꺼림직하다는 분위기만을 생각했지만, 정작 사진을 보니 그곳은 하나의 풍경일 뿐이었습니다. 멀리서보면 꽃으로 보이기도 하고, 산을 가로지르는 무덤들은 파도처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반대로 산 아래에는 잊혀진 죽음이 묻혀져있습니다. 땅을 파다가 무언가를 발견하듯, 무연고자분들의 죽음 역시 직접 깊숙한 곳까지 찾아내야지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죽음 역시 사는 것과 다르지 않은 하나의 풍경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무연고자분들의 삶과 죽음은 풍경으로 인식되지 못한 채 잊혀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죽음을 가슴 속에 조금이나마 애도하며 기억하는 자세에 대해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