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와 소통]사후자기결정권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지난 9월 19일 삼성동 아셈타워 34층 화우연수원에서 (사)나눔과나눔이 화우공익재단과 함께 준비한 사후자기결정권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부제: 고립사·무연사와 공영장례)을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사후자기결정권’을 주제로한 심포지엄이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장내를 가득 메우고 진지한 자세로 끝까지 자리를 지켜 주셨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은 정현경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국과 일본, 대만 전문가들은 해마다 늘고 있는 각국의 고립사 및 무연사 실태를 소개하고, 사후자기결정권 관련 법제를 비교·분석했다. 그러면서 사후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공영장례 제도 마련 등의 정책 및 법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박진옥 상임이사는 ‘한국의 무연고사망자의 사후자기결정권 실태와 정책제언’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진옥 상임이사는 현장에서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지원하면서 마주했던 사례를 중심으로 시신위임과정과 연고자 범위와 그 순위의 적용의 문제점, 그리고 삶의 동반자 등이 진행할 수 없는 현실과 예비무연고사망자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체계적인 무연고사망자 통계관리의 필요성, 공영장례 제도 마련과 이를 운영하는 공공의 컨토롤 타워 구축, 그리고  ‘가족대신 장례’ , ‘내 뜻대로 장례’를 위한 법률 제·개정을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양희철 변호사는  “핵가족, 1인 가구의 증가와 경제력 약화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늘면서 무연사·고립사 사례가 늘고 있는데, 현행법은 전통적인 대가족이 장사를 치르는 과거 문화 내지 보건위생적 관점에서 시신을 처리하는 행정청 중심의 사고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례를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과제로 바라보는 사회통합적 법 신설·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희철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도 ‘사후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의 시체가 처리될 수 있다면 기본권 주체인 살아있는 자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개인은 사전에 명시적인 방법 즉, 유언·후견제도·신탁법 등을 통해 자신의 사후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하고, 사전적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법이 공백을 보충해 망인의 사후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일본에 생전계약과 계약가족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던 NPO법인 LISS(Living Support Service)의  마츠시마 조카이 대표는 ‘자기결정에 의한 계약가족 만들기 활동’라는 내용의 생전(生前) 계약을  중심으로 발표했습니다. LISS 대표는 LISS가 시작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자기결정에 의한 계약가족 만들기 활동과 생전계약 프로그램 실천사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네 번째 발제를 맡은 히카시타니 유키마사 대표(정신의료 국가배상 청구 소송 연구회)는 ‘일본의 임종기 및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 지원’을 주제로 발표했고, 다섯 번째 발표를 맡은 국립대만대학교 박사과정의 왕안기 발표자는 ‘대만의 무연고사망자 문제 및 관련 규제’를 내용으로 발제했습니다.

이어진 지정 토론 시간에 서울시 복지재단의 송인주 연구원은 “사후에 대한 약속과 그에 대한 집행이 한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 의미있기 위한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독사와 무연고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부검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사회적으로 남기고 간 관계망과 흔적을 통해 사회적 위험의 내용과 사회적으로 노력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이어서 토론한 김효석 법무사는 2013년 새로운 성년후견제도 시행 후 각종 후견인·후견감독인의 직무를 수행해 오면서 겪은, 사망진단서 발급과 장례절차 및 사망신고 등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성년후견과 관련된 무연고사망자를 둘러싼 사후사무(死後事務)의 범위와 절차, 적격자에 관한 관련조항 신설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2015년 이후 1인 가구가 한국의 주된 유형의 가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는 혈연의 가족에게 죽음을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대와 상황이 변하고 있다면 법제도도 함께 시대를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가족대신 장례”를 위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