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할머니장례지원]고 김연희 할머니 고이 잠드소서

“음악을 배우지 않아도 청음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었던, 미술을 배우지 않아도 그림을 잘 그렸던”

  마지막 임종을 지켰던 조카는 감수성이 많았던 할머니를 이렇게 추억했습니다.

 그리고 입관예배에서 유가족분 중에 한분은  “매일 스스로를 ‘하나님의 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라고 말하며  “신앙을 가지면서 삶의 많은 위로를 받으셨어요” 라고 생전의 할머니를 회상했습니다.

0. 김연희

 

6월24일 수요일 밤 10시 30분 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사무총장으로부터 할머니 한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락을 받고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유가족 분들과 상의하면서 할머니 장례를 지원을 위해  영등포에 있는 “신화병원장례식장” 및  “태양상조”와  긴급하게 협조 요청을 마쳤습니다. 장례지원이라는 것이 예정되지도 않고 항상 긴급하게 진행되다보니 밤늦은 시간에도 항상 대기해야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2015-06-25 11.21.202

 

여기서 잠깐 할머니를 소개해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김연희 할머니는 1932년에 태어나서 83년의 생을 2015. 6.24에 마감하셨습니다.  할머니의 고향은 대구였고,  5살 때 서울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할머니의 증언에 따르면 1944년 서울의 한 국민학교 5학년에 재학하고 있을 때 일본인 교장에 의해 차출되어 일본으로 끌려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그렇게 끌려가셔서 일본의 시모노세키를 거쳐 도야마겡의 한 비행기 부속 공장에서 약 9개월 동안 일하시다가 아오모리겡 위안소에 끌려가 약 7개월 동안 위안부 생활을 하셨습니다. 해방이 되면서 배를 타고 겨우 서울로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2015-06-25 10.52.45

 

6월25일 목요일 아침 일찍 영등포에 있는 “신화병원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며 장례를 준비했습니다. 장례는 할머니 직계가족이 없는 관계로 조카분이 상주가 되어서 함께 진행했습니다. 오전 12시 정태효 목사님의 집례로 입관예배가 진행되었습니다. 꽃상여는 아니지만 “태양상조”분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꽃으로 장식된 관에 살아생전의 예쁘게 화장하셨던 모습처럼 곱게 단장하고 영명하셨습니다. 장례를 지원하면서 염하는 모습을 많이 지켜봤습니다. 염하는 장례지도사분들의 모습에서 고인을 대하는 태도가 느껴지는데, 오늘의 염과 입관은 참, 정성스럽게 진행되었습니다. 태양상조분들이 할머니에게 대한 예의와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2015-06-25 (22)2

 

많은 분들이 빈소에 찾아 오셨습니다. 빈소를 지켜며 방명록에 있는 평범한 시민들의 이름 한분 한분과 평화나비 청년들의 이름이 다른 정부관계자 분들의 이름보다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일과 공부를 마치고 저녁에 조문 온 나눔과나눔 회원분들 그리고 발인 봉사할 나눔과나눔 및 정대협 자원봉사자들이 밤늦은 시간에 와서 새벽까지 빈소를 지켰습니다

2015-06-25 22.07.04

 

장례식에 오신 분들이 노란 나비종이에 할머니께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셨습니다.

2015-06-26 06.13.18

 

발인날 아침 새벽을 지켰던 자원봉사자들, 정대협 관계자분들, 나눔과나눔이 함께 발인예배를 드렸습니다.

2015-06-26 (30)2

 

할머니 관위에 한분 한분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헌화했습니다. 나눔과나눔 자원봉사자들과 정대협 자원봉사자들이 할머니 발인을 도왔습니다.

2015-06-26 (36)

 

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꽃상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급리무진을 태양상조가 협조해 주셔서 잘 모실 수 있었습니다.

2015-06-26 (44)2

 

화장은 서울추모공원에서 진행했습니다.

2015-06-26 12.54.07

 

화장을 마치고 예쁜 유골함에 할머니를 모시고 천안에 있는 망향의 동산으로 향했습니다. 

2015-06-26 11.54.36

 

망향에 동산에는 먼저 가신 할머니들이 많이 함께 계신 곳입니다.

2015-06-26 12.58.30

 

할머니가 영면하신 봉안당입니다.

2015-06-26 13.05.48

 

할머니가 영면하신 곳 앞에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들이 준비한 국화꽃을 놓고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2015-06-26 13.02.56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 망향의 동산에 계신 다른 할머니들께도 인사드리고 왔습니다. 얼마전에 돌아가신 이효순 할머니 봉안당 모습입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도로에서 음악과 미술의 감수성이 많으셨던 할머니가 그러한 세월을 겪지 않으셨다면 어떠한 삶을 사셨을까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황선숙 할머니 장례에서 정대협 관계자 분들과 “2014년에는 두 분만 떠나보냈는데, 올해는 얼마나 가실지 모르겠다”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6월에만 해도 벌써 3분이 돌아가시고 지금도 위독하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함께 나눴습니다. 광복 70년을 맞는 2015년 의미 있는 한 해인데도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최근 태도가 더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이제 남은 위안부 피해자는 49분입니다.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죄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져서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마지막 날들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연희할머니#위안부#위안부할머니#망향의동산#정대협#나눔과나눔#태양상조#영등포신화병원장례식장#평화나비네트워크#발인자원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