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이야기] 무연의 도시 서울, 600분의 무연고사망자분들을 배웅하며

승화원빈소전경

 

비대면의 시대, 서울은 무연의 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나눔과나눔은 600분의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분들을 배웅했습니다. 작년 전국 무연고사망자가 약 2500분이었으니 거의 4분의 1이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분들인 셈입니다.

 

그로 인해 올 해는 장례가 일상화되었습니다. 거의 매일 두 분을 배웅해야 했고 최근에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분씩 네 분을 배웅해야 했습니다. 장례가 없는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무연고 공영장례는 쉴 틈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20200708_나눔상

 

그렇게 쉼 없이 장례가 계속되는 동안 공영장례에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이전까지 무연고사망자분들의 유골은 뿌려지거나, 봉안(납골)되거나 둘 중 하나의 방법으로만 모셔졌습니다. 하지만 올 해 보건복지부 지침을 근거로 자연장(수목장)을 진행한 사례가 생겼고, 이제는 지인이나 가족들이 원한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승화원의 자연장지에 고인을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법적인 가족이 아니어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끔 ‘가족대신장례’가 지침을 근거로 가능해졌습니다. 이제는 사실혼 관계여도, 친구 혹은 일상을 함께 했던 이웃이어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시행된 지 넉 달 만에 아홉 분의 사례가 생겼습니다.

 

이런 밝은 면의 뒤편엔 어두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가족대신장례’ 매뉴얼을 배포하고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장, 병원, 구청 단위에서의 안내 미비로 인해 제도 자체도 모른 채 고인을 무연고로 보내게 된 분들이 많았습니다. 또, 법 개정이 아닌 지침으로 마련된 제도이다 보니 한계점이 명확합니다. 사후에만 장례 신청이 가능한 점, 의료법과 장사법의 충돌 등 여전히 어려움들이 존재합니다.

 

무연의 도시 서울

 

비대면의 시대, 서울은 무연의 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무연고사망자 전국 통계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00분의 무연고사망자분들을 배웅하며 여실히 느낍니다. 2020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서울이 왜 무연의 도시가 되어가고 있는지, 그 시작은 어디서부터였는지,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을 넘어서 관계마저 끊어가고 있는 이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비대면의 시대가 무연의 시대가 되지 않도록,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