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아가야 안녕~

아가야 안녕~ "병원에 갔다면 아기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5월 15일 금요일 비가 오는 이른 아침 7시, 작은 관을 텅 빈 장의차량에 태웠습니다. 그리고 작은 관에 아직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아기의 위패를 든 엄마가 뒤따릅니다. 엄마는 아기에게 주고 싶었던 이름을 위패에 담아 가슴으로 안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기의 이별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아기를 위한 장례비용이 없어서 아기 시신을 무연고로 보내려고 했던 아기 엄마는 시신을 위임하면 유골을 뿌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 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아기 엄마는 아기를 관악산 어딘가에 묻어 작은 무덤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다고 장례비용이 어디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사는 형편에 누구에게 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4월 21일에 태어난 아기는 그렇게 차디찬 안치실에 25일간 있어야 했습니다. 아기는 장례식장과 동주민센터 그리고 나눔과나눔의 도움을 받고서야 세상과, 엄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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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10

가끔씩 에세이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때 듣는 분들에게는 무연고자라는 단어가 생소할 때가 있습니다. 만일 설명한다 해도 힘든 일은 아니며 공감을 얻지 못해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은 돕는다. 라는 반응일 때 종종 허무함을 느끼곤 합니다. 정작 타인에게 그 말을 들으면 어떤 심정일까요. 조금만 둘러보면 봉사라는 단어에는 ‘가난하고 불쌍한’이라는 문구를 남용하듯 쓰입니다. 그럴 때면 어떤 형용사보다도 사람 대 사람으로 돕는다 라는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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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남은 이들을 위한 위로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0월 장례이야기 남은 이들을 위한 위로 (사진 : 2019년 무연고 사망자 합동 위령제) 무연고 사망자 합동 위령제 열려 2019년 10월 16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용미리에 위치한 ‘무연고 사망자 추모의 집’에서 ‘무연고 사망자 합동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인 10월 17일 맞아 하루 전에 열린 행사는 지난 2017년 처음 진행되었고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3,000명이 넘는 무연고 사망자가 잠들어 있는 ‘무연고 추모의 집’은 평상시에는 업무담당자 외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곳으로 일 년 중 딱 한 번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위령제’가 열리는 날에만 시민과 무연고 사망자 연고자 등에게 개방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글 http://goodnanum.or.kr/?p=5592) (사진 : 무연고 사망자 합동 위령제에 참석한 지인이 무연고 추모의 집 안에 봉안된 유골함 앞에서 추모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추모의 집에 봉안된 무연고 사망자의 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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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4

처음 시신을 발견되고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안치되어있는 동안 연고자를 찾고 연락을 시도합니다. 그 뒤로 연고자가 없다고 확정되거나 연고자가 있지만 연락이 되지 않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포기한 경우 시신은 무연고자로 처리됩니다. 그 중 연고자 분들에게 사망 소식을 전할 때 전화를 거부하거나, 간다고 했지만 오지 않는 사연이 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꼭 한 번씩 듣는 이유로는 ‘장례식비를 요구할까봐’였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장례식에 관한 비용은 빠질 수 없는 이야기 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연을 들을 때마다 돈이 있어야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나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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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2019 무연고사망자를 위한 합동 위령제 개최

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10월 16일 수요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파주시 용미리에 위치한 ‘무연고사망자 추모의집(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혜음로 509-20)’에서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빈곤과 사회적 고립으로 삶을 마감한 무연고사망자들의 합동 위령제를 개최합니다. 합동 위령제는 조선시대 제사를 받들 후손이 없거나 억울하게 죽은 혼령을 위해 지내는 제사인 “여제(厲祭)”와 같이 외롭게 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가족들의 배웅조차 받지 못했던 무연고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참찬문하부사 권근이 치도 6조목을 태종에게 권고하였는데 그 중 여섯 번째가 여제를 지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후손이 없거나 억울하게 죽은 혼령이 원귀가 되어 역병이나 변괴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여 백성들의 편안한 삶을 위하여 임금에게 이들 혼령을 위한 여제의 거행을 권고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여제는 1년에 3회 봄에는 청명일, 가을에는 7월 15일, 겨울에는 10월 1일에 지내도록 되어 있는데 역병이나 괴질이 돌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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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죽어야 만나는 이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1월 장례이야기 죽어야 만나는 이들 프롤로그 12월을 앞두고 11월을 보냈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한 달을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한 달이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음을 떨어져 내리는 수은주를 통해, 아침저녁 스쳐가는 목덜미의 바람을 통해, 매번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같은 듯 조금씩 다른 그 느낌으로 11월을 보내고 ‘또’ 12월을 맞이합니다. 민간단체에서 지자체로 공영장례의 첫걸음 서울시는 해마다 입찰을 통해 운구업체를 선정하여 무연고사망자의 시신운구와 화장 및 봉안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눔과나눔은 그 과정에서 장례의식이 없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2015년부터 무연고사망자 장례지원을 해왔습니다. 첫해에는 무연고사망자 발생 시스템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스무 분의 장례지원에 머물렀으나 이후 2016년 183명, 2017년 288명으로 점차 그 숫자를 늘려갔습니다. 서울시는 나눔과나눔이 진행했던 장례 형태를 기초로 무연고사망자 장례의전을 수행할 업체를 선정했고, 2018년 5월 10일부터 서울시립승화원 2층에 무연고사망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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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서울시민 고립·외로움실태 및 고독사 예방방안 토론회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립된 도시적 삶의 특성으로 시민들의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그 극단적 결과로 고독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에서 2018년 연구한 고립된 시민의 특성과 외로움의 실태를 보고하고 고독사예방을 위한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의 접근과 그 결과에 대한 확산을 위해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나눔과나눔은 이번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해서 현장의 경험을 나눌 예정입니다. 일시: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오후 2시~5시 장소: 서울시청(신청사) 대회의실(3층) 주최: 서울시, 서울시복지재단 참가신청은 2018년 11월 12일까지 서울시복지재단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신청하기  클릭 문의는 02-6353-0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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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그리다’ 장례지원] 故 안선차 님, 고이 잠드소서

고립사, 그 후 무연사 안선차 님은 1935년 8월생으로 지난 9월 14일 83년의 생을 자택에서 마감하고 돌아가셨습니다. 흔히 말하는 '고독사'입니다. 고립 가운데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한 고인은 그래도 빨리 발견되어 안치되고 서울시가 지원하는 「그리다」 서울추모서비스로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보고 그래도 다행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상황을 다행(?)이라고, 뜻밖에 일이 잘 풀렸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행정서비스 입장에서는 고립사한 노인을 빨리 발견해서 장례까지 지원했으니 다행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인은 그동안 홀로 삶을 살아오셨고, 버거운 임종의 순간도 홀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견되신 후에는 자녀가 시신을 위임해 무연고사망자가 되셨습니다. 고인을 보내며 고립사, 그 후 무연사까지 2018년 한국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마주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번 장례는 다행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포구라는 같은 지역의 바로 옆 동네에 살던 분의 마지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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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세상 끝에서 다시 만난 이들

7월 장례이야기 세상 끝에서 다시 만난 이들 “잊었단 말인가 나를, 타오르던 눈동자를/잊었단 말인가 그때 일을, 아름다운 기억을/ 사랑을 하면서도 우린 만나지도 못하고/서로 헤어진 채로 우린 이렇게 살아왔건만 (중략) 보고파 지샌 밤이 나 얼마나 많았는데....../ 헤어져야 하는가 다시/아픔을 접어둔 채로/떠나가야 하는가 다시/나만 홀로 남겨두고.” 80년대 중반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왔던 노래. ‘재회’의 순간 그동안 만나지 못한 그리움을 모두 다 꺼내놓지도 못했는데 또다시 헤어져야 하는 아쉬운 마음을 담은 그 노래를 떠올렸던 7월이었습니다.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만들어준 하루, 그리움은 헤어진 시간만큼 눈물로 흘렀고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음에 가슴은 아프지만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늘어난 장례문의 나눔과나눔의 활동이 각종 매체들을 통해 소개가 되면서 여러 가지 이유, 특히나 경제적인 이유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분들이 장례지원을 의뢰하는 연락이 자주 오고 있습니다. 2018년 들어 기초생활수급자 장례지원문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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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故 김응길 님, 고이 잠드소서

누님 찾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죽어서야 연락이 되다니 안타깝네요. 살아생전에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삼일교회 사랑나눔부 노숙인 구제사역팀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정말 이런 무더위는 처음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하네요. 그래도 사무실이나 실내에 들어가면, 또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다행히 피난처를 만난 듯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차원이 다른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쪽방과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시는 홈리스분들! 이분들은 이런 무더위를 어떻게 견디실지 마음만 안타깝습니다. 거리에서, 쪽방과 고시원에서 더운 바람 나오는 선풍기만으로 이 버거운 시간을 버티고 있으니 말입니다. 예전에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위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겨울은 몸서리치게 춥고 여름은 견딜 수 없을 만큼 더우니, 가진 것 하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의지할 것 하나가 또 사라진 듯합니다. 고 김응길 님은 이렇게 폭염이 한창인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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