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29일 동안의 장례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2월 장례이야기 29일 동안의 장례   (사진 :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공지문이 붙은 서울시립승화원)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화시킨 무연고 장례 1년 중 가장 짧은 달인 2월엔 막바지에 이른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계절인 봄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사람들의 뇌리엔 졸업식과 꽃다발, 발렌타인데이 등의 이미지가 흔히 떠오르고, 눈이 녹은 후 움트는 가지가 연상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0년 2월은 참으로 안타깝고 힘든 달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격리’ 등의 검색어는 하루도 빠짐없이 포털 사이트를 장악했고, ‘마스크’ 파동과 함께 ‘사회적 격리’는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우울함의 상징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회가 불안했던 2월 한 달 동안 무연고 사망자 장례엔 여러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나눔과나눔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차원에서 무연고 장례에 자원봉사자 모집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립승화원은 방역시스템을 강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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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소통] 어린이 추모제

2019년 5월 3일 경기도 파주 용미리 묘지에 있는 어린이전용 추모공간 나비동산에서 어린이 추모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어린 영혼들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로 추모 무용공연, 음악공연, 헌화 및 어린이날 추모선물 전달과 함께 유가족이 직접 작성한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과 어린 영혼들이 자유롭게 날아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참석한 유족들이 수백 마리의 나비를 파란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나비공원으로 오시기까지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요. "5월은 가족의 달이라고 말하는데 아빠는 5월이 가장 괴로운 달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엄마 아빠 딸로 와줄래? 정말 많이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다."(아빠의 편지 중) [심배 애사] 윤기(尹愭)무명자집(無名子潗) 아비 아니면 네 누굴 의지하며 어미 아니면 네 누굴 믿을까? 아비 어미 지금 모두 남았는데 너만 홀로 어디에 있느냐? 그 아픔을 가늠할 수 없기에 감히 다른 말로 바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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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친구를 그리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3월 장례이야기 친구를 그리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는 것. 애도의 행위를 통해 완성되는 기억, 나와 나 아닌 누구일지라도 인연을 맺었던 시간을 뛰어 넘어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 ‘그리다’ (사진: 무연고자가 된 40년지기의 장례에 참석한 친구분들) 친구의 장례 운구가 진행되려던 차에 전화기가 울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운구가 다 진행되고 장례가 끝나고 나면 다시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날따라 운구진행을 코앞에 두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주신 분은 무연고 사망자 ㄱ님 지인인데, 언제 화장예약이 되는지 물으셨습니다. 장례가 시작되어 관이 화로로 이동중이라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 드렸지만 끊을 기미가 안 보여 억지로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어 장례의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전화기는 계속 울렸고,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도중 기어이 전화를 받게 만들었습니다. ㄱ님은 가족 없이 홀로 사셨고, 숙박업체에서 함께 일하는 지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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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장례지원] 故 김애리님, 고이 잠드소서

없이 사는 사람은 죽는 것도 걱정인 세상이네요. (사진설명 : 여동생분께서 돌아가신 언니에게 비단으로 된 '예단' 을 올려드리는 모습입니다.) 2019년 3월 14일 출근 준비를 서두르는 아침에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 왔습니다. 전화기 너머 떨리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고 새벽에 언니가 돌아가셨다고 운을 떼셨습니다.  2017년 자궁암 진단을 받고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아왔다고 하셨고 부모님은 연세가 두 분 모두 팔십이 넘으셨고 어머니는 알츠하이머와 뇌경색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오래된 병간호로 인해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서 장례는 치를 엄두도 못내고 계시는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나눔과나눔에서 장례지원을 해드리기로 결정이 난 후 여동생분께 전화를 드리니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이 터지셨습니다.  "미안해요. 도움을 주신다고 하셔서 너무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나네요." 그 순간 뭐라 위로를 해 드려야 할지 말문이 막혔습니다. 빨리 고인분과 여동생분을 만나서 빈소를 차리고 위로를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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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사망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다 [프레시안 기고문]

오빠의 사망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살아가던 모습 그대로 삶이 정지되다 "어머니를 간호를 해야 했고, 남편도 몸이 불편한 상황이어서 오빠를 생각할 여력이 없었어요. 상태가 그랬으니 어디서 해코지라도 당해서 쓰러져 있으면 어쩌나 걱정스럽고, 길을 걷다 허름한 옷 입은 남자만 보면 저도 모르게 그 뒤를 쫓아간 적도 있었어요.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오빠를 걱정하셨어요." 지난 2월 이○○ 님의 사망소식을 들었습니다. 전화를 받을 때는 울컥했지만 끊고 나니 동생은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남들처럼 멀쩡하게 살지 못했을 오빠를 생각하면 찾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어디가도 제 사는 이야기 꺼내놓고 할 수도 없었어요."  화장이 끝나고 시립승화원 유택동산에서 오빠의 유골을 뿌리면서 동생들은 "잘 가, 좋은 곳으로 가"란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봄이 오나 봄 3월부터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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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저무는 한 해, 떠난 이들을 추모하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2월 장례이야기 저무는 한 해, 떠난 이들을 추모하다 프롤로그 겨울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 극에 달하는 계절. 한파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여운 생명들을 철저히 농락하고, 마지막 보호막까지 가뿐히 뚫어버렸다. 불빛을 잃고 구르던 몸뚱이는 촛농처럼 굳어갔고, 에는 바람은 그마저도 얼려버렸다. 껍데기를 잃은 달팽이는 창도 없는 동굴 속에서 간신히 모닥불을 피우고 검은 연기는 그들을 질식시키고 피워보지 못한 피로한 청춘의 숨이 끊어져버렸다. (사진설명 : 2018년 12월 27일 서울시 종로구 국일고시원 희생자 49재) 어디에도 둘 데 없는 파란색 도시락 가방 12월이 시작되고 잠시 포근한 기운이 감돌았던 날 무연고 사망자 ○○○ 님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마지막 주소지는 고시원이었고, 형제들이 있지만 단절된 30년의 시간은 마지막 인사조차 거부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서울시립승화원에 도착하고, 화장이 시작되기 전 운구업체 직원이 고인의 유품을 보여줬습니다. 도시락통이 들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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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장례지원] 故 김현숙님, 고이 잠드소서

이모는 엄마하고 똑같다고 엄마가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나요. 그래서 내가 잘못한 게 있어도 괜찮다고... (김현숙 님의 조카분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201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 무연고 사망자분 장례가 있어 고인을 보내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10월경 저희 나눔과나눔으로 장례지원 신청을 해주신 조카분의 전화였습니다. 이모님이 입원해계시는 요양병원에서 위독하시다고 빨리 병원으로 오시라고 연락이 와서 병원으로 가는 길에 운명하셨다는 연락을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장례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당황하신 기색이 역력하셨습니다. 일단 병원으로 가셔서 사망 확인을 하시고 사망진단서를 떼시면 된다고 안내를 해드렸습니다. 나눔과나눔 또한 장례지원 신청자분이 돌아가시면 분주하게 장례를 준비합니다. 고인께서 어떤 삶을 사셨는지 조카분께 여쭤보니 화려하게 삶을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는 조카 분과 여행도 같이 다닐 정도로 정정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실려니까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정말 몰랐다고.. 이모의 장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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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에 복잡한 서류 절차까지…대책 절실한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비마이너 무연고사 기획기사]

돈 문제에 복잡한 서류 절차까지… 대책 절실한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 [무연고사 기획] 애도 되지 못한 슬픔, '처리'되는 죽음 ⑤ 국내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 장례 장례에 참석한 분들은 “살기 위해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하고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죽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열했습니다. 탈북민 중 한 분이 고인의 유골은 어떻게 되는지 물었습니다. 10년 동안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되었다가 이후 땅에 묻힌다는 이야기를 드렸을 때 들은 한 마디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가족들이 찾아와야 하는데, 10년 안에 통일이 되겠습니까?” 나눔과나눔의 무연고 장례 이야기와 날로 늘어나는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분들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나눔과나눔 부용구 전략팀장님의 기고문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기사를 확인하세요. 돈 문제에 복잡한 서류 절차까지… 대책 절실한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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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부부’ 였던 당신과 나, 죽음으로 남이 되었다. [비마이너 무연고사 기획]

'살아생전 '부부' 였던 당신과 나, 죽음으로 남이 되었다. [무연고사 기획] 애도되지 못한 슬픔, '처리' 되는 죽음 '법적 연고자' 가 아니어서 무연고 사망자가 되는 사람들 김 씨는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이 아는 모든 단어를 동원해 고통을 표현했다. 그는 20년간 같이 살았던 부인의 죽음과 더불어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는 죄책감,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사실, 부인의 유골이 무연고 추모의 집에 있다는 것 등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었다. 김 씨는 “법이 이런 것을 어떡하냐”는 포기의 말을 내뱉으면서도 방법을 찾아보려 구청에 또다시 전화한다. 그러면 구청에서는 김 씨가 ‘연고자’가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답변만을 반복한다.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인의 유골조차 인수하지 못한다. 강 씨의 유골은 용미리 추모의 집에 10년 동안 안치된다. 유골함은 법적 연고자만이 찾을 수 있으나 그의 법적 연고자는 찾아지지 않고,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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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을 알 수 없는 삶이 시장 바닥을 유영하다” [비마이너 무연고사 기획]

기원을 알 수 없는 삶이 시장 바닥을 유영하다 [무연고사 기획] 애도 되지 못한 슬픔, '처리'되는 죽음 ① 최만, 50대 남성, 풍물시장에서 ‘잡화’를 팔았다 그의 지인들은 장례식 한 번 해보겠다고 경찰서에도 가보고 구청에도 가보았지만 ‘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답만을 들었다. 연고자(사실상 법적 혈연 가족)가 아니면 그의 시신을 위임받아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 구청 측은 주민등록상에 남아 있는 그의 연고자들에게 연락했으나 끝내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최만은 무연고 사망자가 됐다. 구청은 화장하는 날 나눔과나눔에서 장례식을 한다며 정희에게 원하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했다. 정희는 주민등록증에 있는 그의 증명사진으로 영정사진을 준비해 최만과 친밀했던 이들과 함께 장례식에 참여했다. 지영옥은 “무연고자라고 험하게 가는 거 아닐까” 걱정했는데 “아주 엄숙하게 잘 해주어서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그것이 남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눔과나눔에서 장례를 치러드린 '故 최만님' 의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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