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여름이 남긴 절망과 희망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8월 장례이야기 여름이 남긴 절망과 희망 여름, 견디기 힘든 시간 거짓말처럼 찾아온 가을이 반갑습니다. 그 이유는 여름에 무연고 사망자 장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치르며 계절별로 일정한 경향성을 띠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로인해 이제는 다가오는 계절을 설렘보다는 걱정으로 맞이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작년(2018년)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8월 한 달 동안 40명의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치렀습니다. 올해의 경우 39명으로 작년과 비슷했지만 공영장례 시행으로 장례식장 일정에 영향을 받아 9월로 미뤄진 경우를 고려하면 그 수가 줄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2018년 5월부터 서울시 공영장례가 시행된 이후 서울 지역의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는 서울시립승화원 전용빈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2월 이후 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시민으로 그 대상이 확대되면서 일반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는 서울시립승화원 전용빈소에서,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시민 장례는 장례식장에서 빈소를 마련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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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피보다 진한 물, 가족이 되어준 사람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7월 장례이야기 피보다 진한 물, 가족이 되어준 사람들 (사진 : 친구의 장례를 6개월 동안 기다린 친구들) 외국인이기에 늦어지는 장례 무연고 사망자는 사망 후 바로 장례를 치르지 못합니다. 가족 등 연고자를 찾고 무연고 사망자로 확정되기까지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부득이하게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나눔과나눔은 작년 한 해 장례를 치른 서울 지역 무연고 사망자의 안치 기간을 분석한 결과 병원에서 사망했거나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사망 후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화장이 이루어지는 기간까지 평균적으로 한 달 이상이 걸리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중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들은 상황에 따라 그 기간의 편차가 큰데, 연고자 파악을 본국에 요청해 답변을 기다려야 하기에 유독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7월엔 두 분의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 장례가 있었습니다. 두 분이 사망 혹은 발견된 시점부터 장례를 치르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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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50년 만에 영정사진으로 아버지를 만난 딸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5월 장례이야기 50년 만에 영정사진으로 아버지를 만난 딸 그의 삶이 끝났지만 생전에 그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동행합니다. ‘무연고 사망자’라는 이름이 아닌 한 세상을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생생한 현실을 전해줍니다. 죽어서야 들을 수 있는 살아 있을 때의 이야기, 그 시간을 기억합니다. (사진 : 쪽방에 살았던 무연고 사망자의 지인들과 단절되었던 가족, 그리고 종교단체 봉사자들) 쪽방촌 지인들이 준비해온 영정사진 나눔과나눔이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하면서 이어진 관계망들이 있습니다. 돌봄, 인권, 웰다잉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사회단체와 관계자들은 서로의 영역을 넘어 교류하고, 추모제를 열거나 협의체를 구성하여 공통의 관심사를 풀어 나가는 등의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그중에 쪽방촌 분들은 같은 공간에 살았던 분들의 무연고 장례를 함께 치른 적도 있고, 장례 후 음식 나눔을 통해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가끔 쪽방촌을 방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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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친구를 그리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3월 장례이야기 친구를 그리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는 것. 애도의 행위를 통해 완성되는 기억, 나와 나 아닌 누구일지라도 인연을 맺었던 시간을 뛰어 넘어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 ‘그리다’ (사진: 무연고자가 된 40년지기의 장례에 참석한 친구분들) 친구의 장례 운구가 진행되려던 차에 전화기가 울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운구가 다 진행되고 장례가 끝나고 나면 다시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날따라 운구진행을 코앞에 두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주신 분은 무연고 사망자 ㄱ님 지인인데, 언제 화장예약이 되는지 물으셨습니다. 장례가 시작되어 관이 화로로 이동중이라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 드렸지만 끊을 기미가 안 보여 억지로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어 장례의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전화기는 계속 울렸고,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도중 기어이 전화를 받게 만들었습니다. ㄱ님은 가족 없이 홀로 사셨고, 숙박업체에서 함께 일하는 지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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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살아가던 모습 그대로 삶이 정지되다

2월 장례이야기 살아가던 모습 그대로 삶이 정지되다 (사진 : 눈 내린 서울시립승화원 유택동산) 설날, 누군가에게는 복을 받으라 빌고 또 누군가에게는 건강을 빌어주는 시간, 새로운 해가 떠오르고 그 기운을 받아 서로의 안복(安福)을 빌어주는 고마운 시간, 까치가 우니 문밖을 내다보고 혹시라도 그 복을 받으러 오는 이가 있기를 기원한다. (사진 : 7년간 소식을 알 수 없었던 오빠의 장례에 참석한 동생) 오빠의 사망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다 2월 중순 한 남성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님이 자신의 처남으로, 돌아가셨는데 장례를 치를 형편이 안 되어 무연고로 위임을 하셨는데, 화장일이 언제인지 알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장례일정을 안내해 드리니, 매제인 본인은 지체장애인이라 참석이 어려운 사정을 살펴달라며 대신 잘 모셔달라는 부탁을 전했습니다. 장례 당일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이○○ 님의 두 여동생을 만났습니다.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오신 동생들은 7년 동안 보지 못했던 오빠의 사망소식에 많이 놀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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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소통]서울시 장례서비스 통합상담 기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

서울시와 서울시 장례서비스 통합상담 기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무연고사망자 운구서비스, 무연고사망자 장례의전 서비스, 그리고 저소득층 장례지원서비스로 구분되어 진행되어 오던 장례서비스를 2019년부터 통합운영 방식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이 통합운영 방식을 안정적으로 운영 관리하기 위해 중간지원조직으로 통합상담센터 운영이 필요해서 2019년 3월 6일, 서울시에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저소득시민 장례지원 서비스인 '그리다' 장례서비스 시범사업 이후 장례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저소득 사망자와 무연고 사망자의 행정절차 및 장례서비스 지원 체계가 달라 지원 대상 여부 등의 판단과 유가족과의 빈소, 장례 의식 협의 등 전문적이고 신속한 상담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사단법인 나눔과나눔과 협력을 통해 연고자와 미래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 각종 장례지원과 관련 정보는 물론 무연고 및 저소득층 시민도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안심 상담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상담센터는 24시간 365일 무휴로 운영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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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한 사람으로 맺어진 관계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월 장례이야기 한 사람으로 맺어진 관계 살아서의 관계는 죽어서도 영향을 끼칩니다. 무연고자의 죽음 이면에는 관계의 단절이 있었고, 그 죽음으로 인해 다시 관계가 이어지길 원치 않는 누군가의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오롯이 혼자가 아니었고, 살면서 맺은 인연은 같은 시간이 다르게 기억되었습니다. 끊어진 관계는 다시 이어지기 힘들어도 ‘한 사람으로 인해 만들어진 관계’는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 장례에서 예고치 않은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대물림된 단절... 무연고 장례식에서 만난 할머니와 손자 1월 중순 앳된 목소리의 20대 남성분으로부터 ○○○ 님의 장례에 참석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인의 사진이 있는지 물었을 때 남성분은 “태어나서 한 번도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많은 사례 중 비슷한 경우가 있어 대강의 스토리가 짐작되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묻지 못했습니다. 장례 당일 아들의 전화를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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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탐방, 일본사회와의 세 번째 마주이야기]생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사람들, 배웅 모임(見送りの会)의 일본승려를 만나다

일본의 장례문화는 불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기 때문이다. 결혼은 기독교식으로 교회에서 했더라도,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에 이르러서는 생전에 고인의 종교와 상관없이 불교사찰에서 불교식 장례를 치른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불교만의 독특한 특징인 장의불교(葬儀 佛敎)가 성립한 것이다. 오사카시 니시나리구(西成区)의 북부에 있는 가마가사키(Kamagasaki, 釜ヶ崎)에는 고령이 된 독신 일용직 노동자가 많다(관련해서는 일본탐방, 일본사회와의 두 번째 마주이야기 참조). 이들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로 홀로 생활하다가 사망한다. 그리고는 가족 또는 친척과 연락이 닿지 않아 무연고사망자로 행정의 매뉴얼에 따라 장례절차 없이 화장된다. 당연히 일반적 장례와 달리 스님도 안 부르고, 불경도 읊지 않는다. 또한, 고인을 위한 법명도 없다. 일본 ‘무연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곳에는 사회적 고립으로 ‘무연사’한 이들의 장례를 지원하는 “가마가사키 배웅 모임(釜ヶ崎見送りの会)” 있다. 이 모임은 정토종 승려 스기모토 요시히로(杉本 好弘) 씨(74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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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저무는 한 해, 떠난 이들을 추모하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2월 장례이야기 저무는 한 해, 떠난 이들을 추모하다 프롤로그 겨울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 극에 달하는 계절. 한파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여운 생명들을 철저히 농락하고, 마지막 보호막까지 가뿐히 뚫어버렸다. 불빛을 잃고 구르던 몸뚱이는 촛농처럼 굳어갔고, 에는 바람은 그마저도 얼려버렸다. 껍데기를 잃은 달팽이는 창도 없는 동굴 속에서 간신히 모닥불을 피우고 검은 연기는 그들을 질식시키고 피워보지 못한 피로한 청춘의 숨이 끊어져버렸다. (사진설명 : 2018년 12월 27일 서울시 종로구 국일고시원 희생자 49재) 어디에도 둘 데 없는 파란색 도시락 가방 12월이 시작되고 잠시 포근한 기운이 감돌았던 날 무연고 사망자 ○○○ 님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마지막 주소지는 고시원이었고, 형제들이 있지만 단절된 30년의 시간은 마지막 인사조차 거부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서울시립승화원에 도착하고, 화장이 시작되기 전 운구업체 직원이 고인의 유품을 보여줬습니다. 도시락통이 들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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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죽어야 만나는 이들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1월 장례이야기 죽어야 만나는 이들 프롤로그 12월을 앞두고 11월을 보냈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한 달을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한 달이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음을 떨어져 내리는 수은주를 통해, 아침저녁 스쳐가는 목덜미의 바람을 통해, 매번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같은 듯 조금씩 다른 그 느낌으로 11월을 보내고 ‘또’ 12월을 맞이합니다. 민간단체에서 지자체로 공영장례의 첫걸음 서울시는 해마다 입찰을 통해 운구업체를 선정하여 무연고사망자의 시신운구와 화장 및 봉안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눔과나눔은 그 과정에서 장례의식이 없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2015년부터 무연고사망자 장례지원을 해왔습니다. 첫해에는 무연고사망자 발생 시스템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스무 분의 장례지원에 머물렀으나 이후 2016년 183명, 2017년 288명으로 점차 그 숫자를 늘려갔습니다. 서울시는 나눔과나눔이 진행했던 장례 형태를 기초로 무연고사망자 장례의전을 수행할 업체를 선정했고, 2018년 5월 10일부터 서울시립승화원 2층에 무연고사망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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