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례지원] 에는 바람은 아물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겨울이 지나갑니다

2018년 2월 장례이야기 에는 바람은 아물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겨울이 지나갑니다 눈꽃이 아름다웠던 2월의 승화원을 걸어 내려오며 가슴 아픈 이별을 한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슬픈 사연 속에 장례를 마치고 돌아가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졌던 가여운 계절이 지나가고, 매섭고 추웠던 겨울바람은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지만 슬픈 이별에 사람들의 마음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사이 느리게 다가오는 봄소식에 움츠러든 어깨를 펼 날이 머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일주일에 4~5회의 장례를 치르다 보면 정말 많은 고인 분들을 만납니다.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분의 흔적을 더듬어 생전의 삶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을 고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절로 아파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장례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비슷한 감정이 들면서 상대적으로 무감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좀 더 고인에 대해 집중하고, 마음을 다하여 장례에 임하려고…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내 친구의 장례를 왜 치를 수 없습니까?

2018년 1월 장례 이야기 내 친구의 장례를 왜 치를 수 없습니까? 프롤로그 2018년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고, 나눔과나눔은 장례가 없는 열흘을 보냈습니다. 서울시와 계약한 새로운 업체가 무연고사망자 업무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그만큼의 시간이 들었고 그 기간 동안 구청들로부터 온 무연고사망자 공문이 쌓여갔습니다. 1월 11일 금천구 선종호 님의 장례를 시작으로 1월 31일까지 나눔과나눔은 총 17회에 걸쳐 서른네 분의 마지막을 함께했습니다. 올해 1월은 다른 때에 비해 많은 분들과 만남이 있었고 가슴 아픈 사연들도 많았습니다. 3, 40년 지기(知己)를 보내는 일이 이렇게도 힘듭니까? 1월 21일 오전 운구가 시작되고 관이 트레일러로 옮겨지는 순간 처음 뵙는 분들이 관 주위에 모여들었습니다. 고 황중훈 님의 화장을 보기 위해 승화원을 찾은 친구분들이었습니다. 병원 장례식장에 여러 번 문의한 끝에 화장일시만 알고 오셨습니다. 친구분들은 “고생만 하다가 갔다”며 고인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구청에 문의해본…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그가 떠나는 날, 누군가는 세상에 남겨졌다

그가 떠나는 날, 누군가는 세상에 남겨졌다 이별 후 남은 사람들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치르다 보면 유가족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만을 알게 됩니다. 고인에게 가족이 있었고, 그 가족 중에 누군가가 시신인수를 포기해서 무연고자가 되었다는 행정적인 정보밖에 없기에, 장례에서는 남아있는 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기 보다는 고인께 더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드문 경우지만 승화원에 운구를 진행하는 시간에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이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장례의 초점이 고인에게서 그들에게로 옮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장례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유가족의 안타까운 상황들을 알게 되는 경우 역시 장례보다는 사연에 더욱 무게가 실리기도 합니다. 떠나는 사람 뒤엔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의 주검과 며칠을 함께 보낸 노모 12월 초 무연고장례를 치른 한 고인은 서울 북부의 한 아파트에서 돌아가신 채 발견되었습니다. 공문을 받고 구청에 연락했더니 고인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인에겐…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무연고사망자는 행정처리의 대상인가?

시신위임, 무연고사망자는 행정처리의 대상인가?   무연고사망자의 부고 서울시 25개 구청에서 공문을 시행하면 나눔과나눔은 무연고사망자의 간단한 기록-이름, 생년월일, 주소, 사망장소, 사망일시, 사망원인 등-을 바탕으로 부고를 작성합니다. 고인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구청에 다시 문의를 하고, 운구업체에서 보내주는 화장예약정보를 문자로 받은 후 장례에 참석하기를 원하시는 자원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에 부고를 올립니다. 그런데 나눔과나눔의 부고에는 일반적인 장례의 그것과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부고] 김○○(△△일보 기자)씨 부친상 ▲김●●씨 별세, 김○○(△△일보 기자)씨 부친상, 주◇◇(●●본사영업부 부장)씨 장인상 = 9일 오전, 전남 ●●군 ●●병원장례식장 301호, 발인 11일 오전 ☎ 061-●●●-○○○○” 상주의 이름, 장례식장 이름과 호수, 발인날짜와 전화번호 등을 알 수 있는 일반적인 부고와 다르게 특이사항으로 가족의 유무와 ‘시신위임’를 기록합니다. 고인에게 가족은 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인의 시신을 위임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것이 바로 ‘무연고사망자의 부고’입니다. 시신위임 무연고사망자 중 90%에 이르는…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기막힌 인연, 한 날 한 시에 이별하는 사람들

10월 장례이야기 기막힌 인연, 한 날 한 시에 이별하는 사람들 일주일 차이로 태어나 일주일 차이로 사망 지난 2017년 9월 22일 무연고사망자 장례에서는 숫자에 얽힌 특이한 인연의 두 분을 보냈습니다. 같은 해 일주일 간격으로 태어난 두 분(이석주님, 유영삼님)의 장례였는데, 돌아가신 날을 살펴보니 공교롭게도 일주일 간격이었습니다. 많은 장례를 치르다보니 이런 인연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의 인연은 10월 장례를 치르고 나서 보니 기막힌 인연의 징후(?)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같은 날 생일이었던 세 사람 2017년 10월 나눔과나눔은 스물네 분의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치렀고, 그중 가장 기막힌 인연은 10월 14일 장례를 꼽습니다. 두 분의 고인(임영환님, 전성호님)은 10년의 나이차가 있었지만 출생일은 12월 ○○일로 같았습니다. 부고를 작성하면서 숫자를 잘못 입력했구나 하는 착각이 들어 여러 번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더욱 놀랐던 건 장례를 치르는 날 처음…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무덤방에서 삶을 마감한다

폭염, 무덤방에서 삶을 마감한다   (사진 출처 : 동자동사랑방) 쪽방, 고시원 등 홈리스사망자 증가 2017년 9월,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무연고사망자 스물다섯 분 가운데 스무 분은 올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거주지가 쪽방, 고시원 혹은 노숙을 하셨던 분들(홈리스)은 다른 달에 비해 유난히 많았습니다. 보통 겨울에 홈리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무연고장례가 많아지는 건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 못지않게 여름 또한 홈리스분들에겐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월(17분)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16명의 홈리스분들이 9월 한 달 동안 무연고자가 되어 돌아가셨습니다. 세상에 다시 발을 내딛는 첫 출발지 서울시 영등포, 종로, 용산 등에는 쪽방촌이 존재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큰 건물들이 즐비해 설마 그런 곳이 있을까 의심스럽지만, 건물들 사이 좁게 난 골목을 들어가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열악한 거주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눕기에도…

자세히 읽기

[초대] 2017 생사문화주간 장례문화의 날 행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바람직한 장례문화 공감대 형성을 위한 「2017 생사문화주간」 '장례 문화의 날' 행사에서 나눔과나눔이 무연고 사망자를 추모하고 오늘날의 고립사, 무연사의 실태 및 사례를 소개하는 이벤트 부스를 운영합니다. • 일시 : 2017.10. 1(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 장소 : 청계광장 (광화문역 5번 출구에서 도보 3분) 삶(生)과 죽음(死) 또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웰다잉(Well-Dying)에 관한 여러 유관 단체의 참여 행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내 삶을 돌아보고 죽음, 그 후의 장례까지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 그동안 쉽게 꺼내지 못해왔던 ‘죽음’이란 주제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그럼 일요일 청계광장에서 만나요~!!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부자(父子)의 죽음

* 이 카드뉴스는 나눔과나눔에서 자원활동 중이신 김수현님, 정낙영님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음성지원 텍스트] “부자(父子)의 죽음"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던 11월 말 나눔과나눔은 안타까운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난 8월, 서울의 한 빌라촌에서 50대 아버지와 20대 아들이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 부자(父子)는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아들의 다이어리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빼곡히 적힌 수많은 이야기. "그것은 바로 삶의 의욕, 삶에 대한 희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요. 얼마나 기댈 곳이 없었으면...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끊어졌으면... 그들을 끊임없이 괴롭혔을 완전한 고립. 부자(父子)의 고립은 죽음 이후에도 2달이나 지속됐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연락이 닿은 아버지의 누나와 동생. "시신 인수를 포기하겠습니다." 빚이 떠넘겨질까 두렵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아들의 마지막 가는 길은 나눔과나눔이 함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의 죽음을 보고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하죠. "아니,…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가족에게 돌아가는 시간, 10년이면 될까요?

뜨겁고 아팠던 여름, 8월 무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2017년 8월, 사람들의 뇌리에 기록될 만큼 힘겨웠던 여름으로 기억될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폭염주의보는 오전부터 휴대폰의 굉음을 일으켰고, 열대성 스콜인 양 집중호우로 물난리가 지나간 오후엔 높은 습도로 안경 너머 뿌연 세상을 사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올해 여름은 강한 열기로 땅을 달궜고, 불행히도 그 땅위에서는 너무나 많은 이별이 있었습니다. 서른여섯 분과의 이별 8월에는 참 많은 장례가 있었습니다. 나눔과나눔은 한 분의 위안부할머니와 세 분의 기초생활수급자, 그리고 스무 분의 무연고자와 이별을 했습니다. 나눔과나눔과 함께 서울시 무연고장례의전사업을 하고 있는 예지원이 모신 열두 분까지 합하면 모두 서른여섯 분. 그렇게 많은 이별과정에서 만난 사연들은 참 다양하고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고인을 홀로 보낼 수 없어 장례에 찾아온 사람들 그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던 날, 빈소를 차린 시립승화원의 가족대기실은 발 디딜 틈…

자세히 읽기

[나눔장례지원] 어느 무연고 사망자의 아들

장례는 떠나는 이에 대한 존엄한 마무리이자 남은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 이 카드뉴스는 나눔과나눔에서 자원활동 중이신 김수현님, 정낙영님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음성지원 텍스트] 어느 무연고 사망자의 아들 무연고 사망자 장례 중 낯선 청년이 방문했습니다. "혹시 어떻게 오셨는지..? " "000씨 아들입니다." 그는 장례 중인 무연고 사망자의 아들이었습니다. 27세 아들에게 전해진 아버지의 부고 그리고 시신 인수 요청 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또 어떤 다른 선택이 있었을까요. 아버지의 주검과 마주하기까지 10년. 청년은 이혼한 아버지가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이 아버지를 보내는 길은 10년 간의 원망, 그리고 아픔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장례가 끝나갈 때... "아버지를 용서하세요." 장례에 참석한 스님이 청년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제 어머니도 제가 갓난아기 때 저를 버리고 가셨습니다." 스님 역시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픔을 간직한 분이셨습니다. "지금은 다 용서했어요. 참 많이 미워했는데..."…

자세히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