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7

유골을 안치하기 전에 시신을 화장을 하고 남은 뼈를 분쇄하는 과정을 거쳐 용기 안에 보관이 됩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받았던 용기는 생각보다 묵직하고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저는 죽음은 차갑지만 흘러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분쇄된 유골은 차갑다고 어림짐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상반된 묵직함과 따뜻함은 예상과 한참 빗나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당연하게도 따뜻한 온기와 무게감은 살아있는 생명의 것이라 착각한 저로서는, 어쩌면 이러한 편견으로 마음 한 구석에서 섣부르게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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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6

저는 죽음에도 감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죽음을 접할 때에는 시신의 첫모습이나 장례식을 치루며 보게 되거나, 부고를 주변 사람들로 인해 듣게 될 때, 또는 국화를 내려놓을 때의 무게도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연고자 분들의 감각은 후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로, 악취로 인한 이웃분들의 신고로 무연고자 분들의 고립사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종 무연고자 분들의 죽음을 묘사할 때 ‘무색’(無色)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직전까지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저는 ‘무취’(無臭)라는 단어가 더 마음에 와닿게 됩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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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5

찬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항상 겪는 사계절이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좀처럼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이유는 아마 계절이 크게 바뀔 때마다 유독 부고 소식이 많이 들려 오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 10월과 11월에도 나눔과 나눔에서 많은 부고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자연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계절을 바꾸고, 이에 따라 생명들은 동면을 하거나 휴농기를 가지는 등 활기차게 변화합니다. 그 중 죽음 역시 고인이 또다른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활기찬 생명활동이라고 생각하는게 옳은지 고민하게 되는 나날 입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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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4

처음 시신을 발견되고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안치되어있는 동안 연고자를 찾고 연락을 시도합니다. 그 뒤로 연고자가 없다고 확정되거나 연고자가 있지만 연락이 되지 않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포기한 경우 시신은 무연고자로 처리됩니다. 그 중 연고자 분들에게 사망 소식을 전할 때 전화를 거부하거나, 간다고 했지만 오지 않는 사연이 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꼭 한 번씩 듣는 이유로는 ‘장례식비를 요구할까봐’였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장례식에 관한 비용은 빠질 수 없는 이야기 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연을 들을 때마다 돈이 있어야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나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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