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골 칼럼] ‘거리두기’의 시대

  엄마, 쟤...우리 반인 것 같은데, 맞는지 잘 모르겠어...   한 아이가 마주 오는 다른 아이를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을 키우는 학부모가 한탄을 섞어 전한 이야기이자,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우리는 어느새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의 삶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아가다보니 존재와 대면 자체가 타인에게 부담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코로나 사태도 따지고 보면 많은 부분 인류문명의 무지와 오만, 환경파괴에서 비롯되었기에 인류가 반성과 함께 해법에 지혜를 모아야지, 결국 이 또한 언젠가는 지나가고 말겠지 라며 일종의 책임과 희망을 갖고 있지만 ‘거리두기’의 시대에 잃어버린 소소한 삶이 안타깝기는 어쩔 수 없다.   https://flic.kr/p/2kjg2g9   아침 문밖을 나서며 하루를 시작할 때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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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지원] 무연고 사망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11월 장례이야기 무연고 사망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사진 : 서울시립승화원) 심각해지는 코로나 상황에 무연고 장례 참여 인원 줄어 2020년 10월까지 잠시 잠잠해지나 싶었던 코로나 상황은 11월 들어 확진자 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최근(12월)에는 하루 5~6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대유행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한층 강화되어 11월 중순 이후 무연고 사망자 장례에는 자원활동가들의 참여가 제한되었고, 서울시 공영장례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나눔과나눔의 활동가와 의전업체 직원 등 최소 인원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례를 함께 치르고 싶어도 여건상 참여할 수 없는 안타까운 경우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을 동행하지도 못하니 먼발치에서 그저 마음만 졸일 뿐입니다. (사진 : 코로나 상황 때문에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지 못한 딸이 중국에서 보내온 편지) 코로나로 한국에 오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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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죽음을 그림으로 기억하다] 정재원의 그림이야기 16

https://flic.kr/p/2keUTRU   한 해가 끝나갑니다. 살아가는 것도 여러모로 순탄치 않은 연도만큼 죽는 과정까지도 쉽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각자의 삶과 죽음을 겨우 겪어내고 있지만, 주변인들의 안부를 전해 듣다 보면 이전과 변함없이 세상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습에 저 역시 저만의 방식으로 삶과 죽음을 나아가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다른 어떠한 말보다도 곁에 있는 풍경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글, 그림 : 정재원) ※ 정재원 님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대에 재학중으로 나눔과나눔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원활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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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이야기] 무연의 도시 서울, 600분의 무연고사망자분들을 배웅하며

https://flic.kr/p/2jabjfw   비대면의 시대, 서울은 무연의 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나눔과나눔은 600분의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분들을 배웅했습니다. 작년 전국 무연고사망자가 약 2500분이었으니 거의 4분의 1이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분들인 셈입니다.   그로 인해 올 해는 장례가 일상화되었습니다. 거의 매일 두 분을 배웅해야 했고 최근에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분씩 네 분을 배웅해야 했습니다. 장례가 없는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무연고 공영장례는 쉴 틈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https://flic.kr/p/2jjhsUW   그렇게 쉼 없이 장례가 계속되는 동안 공영장례에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이전까지 무연고사망자분들의 유골은 뿌려지거나, 봉안(납골)되거나 둘 중 하나의 방법으로만 모셔졌습니다. 하지만 올 해 보건복지부 지침을 근거로 자연장(수목장)을 진행한 사례가 생겼고, 이제는 지인이나 가족들이 원한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승화원의 자연장지에 고인을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법적인 가족이 아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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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소통] 추석을 맞아 결연장례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나눔과나눔은 추석을 맞아 결연장례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https://flic.kr/p/2jSPJbU   코로나19로 인한 외로움은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어르신들에게 오는 모든 발걸음은 여전히 끊긴 상황이었습니다. 주말에 교회나 성당을 가지 못해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도 없고, 복지관과 노래교실이 운영을 멈춰 TV로 허전함을 달래는 상황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비대면'의 세상은 어르신들에게 커다란 장벽을 둘러 쌓았습니다. 실효성 있는 정책과 방안들이 마련되어 어르신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이 하루 빨리 걷혀 졌으면 합니다.   https://flic.kr/p/2jSPJbt   어르신들께 회원분들의 후원금으로 마련한 추석 용돈과 김 선물을 건네드렸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작은 선물이지만 어르신들에겐 큰 마음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시고 마실 것, 먹을 것을 내어주셔서 오히려 활동가들의 마음이 온기로 가득 찼습니다. 한 어르신은 저번의 식사 약속을 이번에도 연기했다며 핀잔을 주시곤 활동가들을 데리고 편의점에 가서 간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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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이야기] 일상(日常)이 된 비상(非常)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4월 장례이야기 일상(日常)이 된 비상(非常)   (사진 : 서울시립승화원 서울시 공영장례 그리다 전용빈소) 80일 동안의 장례 2020년 1월 31일부터 4월 19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80일 동안 장례가 있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두 분 이상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이틀의 여유, 나눔과나눔은 한숨을 돌리며 길었던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시작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법적인 책임을 감수하더라도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는 사실혼 관계의 아내, 공영장례 일정을 기다리다 장례를 치른 후 일정을 안내 받았던 지인, 타국에서 떠난 아들의 장례를 생중계로 볼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 그리고 한 날 한 시에 안타까운 선택을 하셨던 70대 노부부까지, 80일 동안 나눔과나눔은 총 161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삶의 역사를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고인들의 장례를 지원하며 만나게 된 지인과 조문객들도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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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소통] 오랜만에 결연장례 어르신들께 인사드렸습니다.

코로나19 탓에 너무나 외로워요 지난 4월 13과 14일 양일 동안 장례를 약속한 어르신들을 만나뵙고 왔습니다. https://flic.kr/p/2iSobax   오랜만에 만난 어르신들은 조금 더 짙어진 세월의 흔적을 안고 반갑게 나눔과나눔을 마중해주셨습니다. 작년 7월 이후 일이 바빠 찾아뵙지 못했던 탓에 어르신들은 저희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궁금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쁜데 괜히 신경쓸 일 만들까봐 연락하지 않으셨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이렇게 기억하고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간식거리, 마실거리를 꺼내주셨습니다.   https://flic.kr/p/2iSmMLA   요즘 시기에 최고의 선물은 마스크라고 하지요. 서현숙 회원님이 후원해주신 마스크와 나눔과나눔 후원자분들께서 모아주신 후원금 5만원을 어르신들께 선물로 드렸습니다.   https://flic.kr/p/2iSiPvA   보훈처에서 보낸 장례지원 안내 공문을 꺼내서 보여주신 어르신, 치과치료를 다녀오신 후 이빨이 아파 고생중이신 어르신, 여전히 아픈 다리 때문에 치료받고 계신 어르신. 여덟분의 어르신들이 공통적으로 하신 말씀은 "코로나19 탓에 너무 외로워요." 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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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밝골 칼럼]우리는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한데 모여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을까, 어쩌다 각자의 이해득실에 따라 모였을 뿐일까, 그럼에도 공동체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끈이 있지 않을까... 전 세계가 코로나의 팬데믹에 휩싸여 있는 때에 이러한 질문을 더 골똘히 하게 된다. 마스크 너머의 불안한 눈빛, 안타깝게도 너무나 친숙한 말이 되어 버린 사회적 거리두기, 대공황 이후 최악이 될 것이라는 경기침체 전망까지 우리가 어떻게든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아니, 깨달음이라는 표현보다 쏟아지는 정보와 노심초사 속에 멀미가 날 지경이다. 전염병은 전쟁과 더불어 우리가 불가분으로 얽혀있음을 체감하도록 내모는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다. 게다가 전염병은 적과 친구를 구분하지 않고 사방에서 조여오기에 더욱 두려운 측면이 있다. 마치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는 카메라 앵글을 따라갈 때의 그 막연함과 공포처럼. 무서운 전염성 탓에 부지불식간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실 앞에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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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이야기] 각자의 거리에서 전한 마지막 인사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3월 장례이야기 각자의 거리에서 전한 마지막 인사   (사진 : 서울시립승화원에 핀 목련)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차단시키고 있습니다. 물리적 거리가 차단된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고, 서로의 존재가 서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각인되어 조금의 일탈도 용서치 않는 삭막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립승화원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의 유족대기실이 따로 만들어졌고, 일반인들의 화장이 끝난 후인 오후 4시 이후에야 화장 시간이 허용되고, 지정된 화로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화장로 앞이 아닌 컨테이너 가건물 안에 설치된 CCTV로 화장 상황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참혹한 시간은 끝날 줄 모르고, 서울시 공영장례는 3월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장례일정이 잡혔고, 70명의 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사진 : 20년 간 가족으로 지냈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무연고장례에 참석한 지인들이 서울시립승화원 유택동산에서 유골함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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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례이야기] 29일 동안의 장례

[무연사회, 죽음을 기억하다] 2월 장례이야기 29일 동안의 장례   (사진 :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공지문이 붙은 서울시립승화원)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화시킨 무연고 장례 1년 중 가장 짧은 달인 2월엔 막바지에 이른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계절인 봄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사람들의 뇌리엔 졸업식과 꽃다발, 발렌타인데이 등의 이미지가 흔히 떠오르고, 눈이 녹은 후 움트는 가지가 연상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0년 2월은 참으로 안타깝고 힘든 달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격리’ 등의 검색어는 하루도 빠짐없이 포털 사이트를 장악했고, ‘마스크’ 파동과 함께 ‘사회적 격리’는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우울함의 상징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회가 불안했던 2월 한 달 동안 무연고 사망자 장례엔 여러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나눔과나눔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차원에서 무연고 장례에 자원봉사자 모집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립승화원은 방역시스템을 강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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